20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900선까지 치솟았지만 기관의 매물이 쏟아지면서 8일만에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9일만에 소폭 내렸다. 단기급등에 대한 과열 우려감과 900선의 강력한 저항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경기가 호전되고 수급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주가 조정폭과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팔려는 세력보다는 '사자'측이 훨씬 많은 수급 여건과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자동차 한보철강 등 부실기업의 처리문제가 잇따라 해결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호재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 개선되는 펀더멘털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고 국내외 경기회복도 빨라지고 있다. 부실기업 매각 협상 타결이 가시화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도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부실기업에 발목이 잡혀있던 금융권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효과도 예상된다. 대우차 문제는 관련 부품업체의 주가도 밀어올리고 있다. 하이닉스는 은행주 뿐만 아니라 반도체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수출경기 회복은 국내 증시에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KGI증권 윤세욱 이사는 "미국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당초 하반기중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수출이 오는 4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 돌아온 외국인 =외국인이 이틀째 매수에 나서 수급여건을 좋게 만들고 있다. 외국인을 돌아오게 만든 것은 '내국인의 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한국증시의 조정을 예상한 외국인 자금이 대만 필리핀 등 상대적으로 덜 오른 국가로 빠져 나갔지만 한국증시가 의외로 조정없이 상승세를 이어가자 급거 'U턴'했다(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것이다. 외국인은 이날 국민은행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핵심블루칩과 대신증권 하나은행 삼성전기 외환은행 등 대형주를 사들여 지수 급락을 방어하는데 일조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섰다는 사실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증시의 수급여건과 경제지표가 호전된 만큼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반등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전망 및 투자전략 =증시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900포인트에서 1,000선까지 오르더라도 수익률은 1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수 보다는 종목 위주의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중 덜 오른 실적 우량주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부장은 "900선에 대한 부담으로 오를 때 마다 경계매물이 나오고 있어 매물소화를 위한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면서 "지수에 연연해하지 말고 실적 좋은 우량주 위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