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급등 출발 후 저점 매수세로 보합권으로 복귀해 마감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정책기조 변경이 하루 늦게 반영돼 재무부 채권 수익률이 급등한 탓에 국내 금리도 상승 출발한 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발표를 앞두고 투자 심리가 크게 나빠졌다. 그러나 정작 BSI발표가 있고 난 뒤 금리는 상승폭을 줄이기 시작했고 큰 폭으로 하락하던 국채 선물이 상승 전환하자 현물도 보합권으로 복귀했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곧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이 시장에 돌았으나 무디스의 '뒷북' 수준의 재탕물이고 펀더맨털과 관련한 채권시장의 악재는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는 인식으로 별 영향이 없었다. 주가 조정도 금리 안정을 도왔다. 21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6.48%를 기록했다. 오전 한때 6.59%까지 상승했지만 저점 매수세가 유입돼 서서히 하락곡선을 그렸고 장 막판 보합으로 회귀했다. 5년 만기물은 7.12%로 역시 전날과 같았다. 회사채 금리 역시 보합 수준으로 복귀해 마감했다. AA- 등급과 BBB-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각각 전날과 같은 7.17%, 11.22%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은 이틀 연속 상승했다. 6월물은 전날보다 0.06포인트 상승한 102.59를 기록했다. 한때 102.19까지 하락했으나 102.20선 부근의 지지를 받고 되올라왔다. 거래량은 7만6,726계약에 이르렀다. 투신사와 은행이 국채 선물을 각각 1,060계약, 776계약 순매도했다. 반면 증권회사는 1,622계약, 외국인은 813계약 매수 우위를 보였다. ◆ 악재에 대한 저항력 커져 = 이날도 펀더멘털 관련 채권시장 악재는 이어졌다. 그러나 이미 반영됐다는 인식에 시장분위기를 휘감아들이지 못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2/4기 제조업 업황 전망 BSI가 126을 기록, 지난 1996년 2/4분기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1/4분기 업황BSI는 97을 기록, 전분기 85에서 크게 뛰었다. 한국경제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진념 부총리는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와 S&P가 우리 나라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또 신국환 산업자원부장관은 외신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올 2/4분기에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채권 시장은 이 같은 발표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한국은행아 BSI 발표 전에는 불확실성으로 금리가 상승했으나 정작 크게 호전된 것으로 발표된 후에는 금리가 하락했다. 전날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 발표 전후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 것.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그동안 금리 급등 과정에서 악재가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선물의 최완석 과장은 "악재를 소화하며 금리가 다시 박스권에 갇힌 것으로 보인다"며 "며 "경기 호전 지표에 대한 내성은 어느 정도 생겨 금리가 당분간 6.4∼6.6%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