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황사가 21일 전국을 휩쓸었다. 황사로 인해 서울의 하늘은 완전히 황토빛 모래먼지를 뒤집어쓴 모습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연간 환경기준의 최고 30배 수준으로 치솟을 정도였다. 황사는 앞으로도 한반도에 자주 찾아올 것으로 보여 "황사 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황사는 올들어 가장 강력했다. 환경부는 전국적으로 3번째로 찾아온 이번 황사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시간당 미세먼지 최고 농도가 오후 2시 2천46 ㎍/㎥를 기록, 연평균 환경기준인 70 ㎍/㎥의 무려 30배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서초구 반포동의 시간당 미세먼지 최고 농도는 1천7백94 ㎍/㎥를 기록하는 등 서울시내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1천 ㎍/㎥를 훌쩍 넘어섰다. 인천시 계양동의 경우 시간당 총먼지의 농도가 최고 1천3백16 ㎍/㎥를 기록하는등 황사가 기승을 부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황사는 규모가 크고 강도도 센 점으로 미루어 2~3일 가량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황사 발원지에서 고온건조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올 봄에는 황사가 더욱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늘을 누렇게 덮어버린 황사로 서울지역의 가시거리는 1.2km 에 불과했다. 평소 가시거리는 10~20km 이다. 철원과 전주는 1.5km ,서산 2km ,인천.춘천 3km 등의 가시거리를 기록했다. 이로인해 전국 주요 병원의 호흡기내과 이비인후과 등에는 호흡불편과 알레르기성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호흡기내과에는 평소보다 20명이상 많은 85명의 환자가 찾아왔다. 김모씨(58.서초동)는 "어제부터 호흡이 갑자기 가빠지기 시작했다"며 "올봄 황사는 특히 심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출근길부터 입에 마스크를 하는 시민들이 곳곳에서 목겼됐다. 서울 구로동으로 출근하는 신직수(30)씨는 "20일 저녁부터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해 마스크를 준비했다"며 "마스크를 벗으면 숨쉬기도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안산으로 출퇴근하는 장지성씨(29)는 "황사 때문에 기온이 떨어져 옷장에 집어넣었던 겨울 코트를 다시 꺼내입었다"며 "심한 모래 바람때문에 눈이 따가운게 가장 고통스럽다"고 전했다.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로 출근한다는 박모씨(45)는 "담배를 많이 피울때 보다 더 목이 아픈 것 같다"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오후 들어서도 황사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시민들이 아예 외출을 자제,서울의 주요 번화가도 썰렁한 분위기였다. 정종호.오상헌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