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시즌에서 가장 많은 3백73개 상장·등록기업이 22일 일제히 정기주총을 열었다. 이날 주총을 개최한 상장기업은 1백25개로 전체의 22.1%, 코스닥 등록기업은 2백38개로 37.1%나 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회사별로 지난해 실적에 따라 주총장 분위기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활황 덕분에 대부분 순조롭게 주총이 진행됐다. 한글과컴퓨터 새롬기술 인터파크 등 코스닥 대표기업들은 올해 흑자전환을 다짐,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웠다. 분식회계 혐의를 받은 LG산전은 증권선물위원회의 지적사항을 반영한 제무제표를 승인하면서 오히려 이 때문에 올해부터 흑자실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주총일자와 적은 배당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국민은행 주주총회는 주총의장을 맡은 김정태 행장이 개회를 선언한 직후부터 소액 주주들의 열띤 질문과 질타가 이어져 마치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한 주주는 "선도은행이라는 국민은행이 수백개의 다른 상장기업과 동시에 금요일 오전에 주총을 여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주주는 옛 국민.주택은행의 카드부문 이원운영으로 중복투자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제기, 김 행장으로부터 "주총 직후 통합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컨설팅에 착수하겠다"는 답변을 얻기도 했다. 또 주주자격으로 참석한 김병환 옛 국민은행 노조 위원장은 과도한 외국계 컨설팅 의존과 인사의 불공정성 등을 지적했으며 일부 주주들은 배당이 너무 적고 소액주주들이 경영정보를 얻는데 불리하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김 행장은 "뉴욕상장 이후 최단시간에 주총을 열려다 보니 오늘로 정해진 것일뿐 다른 기업과 맞춘 것은 아니다"며 "다음부터 겹치지 않게 날짜를 정하고 경영정보도 소액주주가 기관투자가 등과 동시에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배당과 관련, "우리 은행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이 10.3%에 이르고 있어 현금을 은행에서 더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배당을 2%밖에 못한 점을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KT(옛 한국통신)는 주식소각 규정을 신설하고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한도를 기존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는 정관변경을 의결했다. 이상철 사장은 주식소각과 관련, "외국인의 집중매도로 주가가 떨어질 경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소각규정을 활용하겠다"며 "주식소각으로 외국인 소유한도가 49%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민영화 이전에 KT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바 있다. KT는 이와 함께 △1인당 실질매출액 18% 증가 △주가지수 대비 초과수익률 3% 달성 △경제적부가가치(EVA) 3천억원 개선 등 올해 경영목표를 발표했다. 이 사장은 또 "민영 KT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며 "GE나 IBM같은 세계 최고기업들도 대주주 지분이 3% 이하이기 때문에 경영의 투명성과 주주우선 경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보유 KT 지분 28.3%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수준의 분산소유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작년 KT 지분매각때 1인 매입한도를 5%로 제한했으나 올해 매각에서는 공기업민영화특별법상의 1인 소유한도 15%를 그대로 적용, 매입한도를 상향조정키로 했다. …LG산전은 증권선물위원회의 지적사항을 반영한 결과 2001년도 당기손실이 당초 1천1백83억원에서 1백63억원으로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99년 동제련사업 매각과정에서 영업권을 충분히 상각하지 않은 것은 분식회계라는 이유로 증권선물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아 99년도 재무제표에 영업권 상각액을 대폭 늘려 반영한데 따른 것이다. 김정만 사장은 이날 "오는 2003년까지 영업권 상각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년까지 적자를 예상했으나 시정 조치를 따르면 오히려 올해부터 흑자 실현이 가능하다"며 "우리 주식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강조했다. LG산전은 또 이날 주총에서 개인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박상돈 부사장 대신 한재훈 재무담당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조7천7백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이같은 순이익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 2000년(1조7천9백25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또 정부와 일반투자자에 대한 배당률은 각각 11%로 총 3천5백14억원을 배당키로 의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규모 순이익을 낸데 대해 "전력판매량이 7.6% 증가한데다 전기요금도 3.2% 인상됐다"면서 "달러화 대신 엔화부채를 늘려 외환평가손도 전년도보다 3천8백80억원이나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6개 발전부문을 분리했으나 순이익 변동이 크지 않은 것은 1백% 지분을 갖고 있는 6개 자회사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1조원을 넘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게임개발사인 엔씨소프트는 이날 주총에?김흥준 전 나모인터랙티브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는 매출액 1천원이 넘는 등록기업은 사외이사를 두도록 돼 있는 상법에 따른 것이다. 김 신임이사는 나모인터랙티브의 공동창립자이자 유화업체인 경인양행의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지난 해 경영권 분쟁으로 나모인터랙티브 사장자리에서 물러났다. 엔씨소프트는 또 주주들에 대한 무배당과 그룹웨어솔루션 사업부문을 독립법인 엔씨에스티로 분할하는 안건도 일괄 의결했다. 김택진 사장은 "지난해 리처드 게리엇 소유의 게임개발사 데스티네이션스의 인수로 4백70억원의 특별손실이 발생해 순이익률이 전년보다 감소함에 따라 주주들에 대한 무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30억원규모(총 3만98주)의 자사주 소각으로 배당을 대신했다. …새롬기술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샹제리제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 4.4분기에는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선임된 한윤석 새롬기술 대표이사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1백82% 늘어난 3백87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분법 평가손실 5백64억원이 반영돼 경상 적자폭이 확대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올해는 매출 4백78억원과 경상이익 흑자를 목표로 하며 4.4분기께는 영업면에서도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인터파크는 상반기중 월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고 3.4분기중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이기형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시장 선점을 위한 초기마케팅 비용과 본격적인 영업활동 기반 구축에 상당한 자원이 투자돼 아직까지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했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됐고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전년대비 매출이 3백% 신장하고 영업손실이 30% 가량 개선됐다"며 "올해는 1천8백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1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산업부.증권부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