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 서울대 입시요강의 핵심은 과학고 외국어고등 특수목적고 출신자의 지원을 늘리면서 이공계에 우수 학생도 유치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수시모집의 경우 내신 자격기준이 완화되고 정시모집 2단계에서도 수능성적이 반영되는 등 입시 전형요소에서 수능 비중이 커졌다. 그간 상대적으로 불리한 내신으로 고전해왔던 특목고 학생이나 비평준화 고교생들의 서울대 입학 문턱이 낮아진 셈이다. 자연대와 공대가 전형단위를 종전 3개에서 12개로 세분화한 것은 최근 심화된 이공계 기피 현상과 이공계 학생의 전반적인 학력저하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서울대 안팎에서는 지나친 모집단위 광역화가 학생들의 이공계 지원 기피 현상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만 이같은 결정은 모집단위 광역화라는 'BK(두뇌한국) 21' 사업 자금지원 약속을 위반한 것으로 볼수 있다. 교육부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 수능 반영 비중 확대 =수능성적 등 1단계 전형 성적이 2단계 전형때도 일부 반영된다. 2002학년도 입시때는 2단계 전형에서 1단계 성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제로베이스'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2003학년도 정시모집의 경우 1단계에서 수능 영역별 점수로 2배수를 가려낸 뒤 모집단위별로 수능영역을 2∼3개씩 선정, 2단계 전형에서 20%를 반영한다. 이에 따라 2단계 전형에서 내신과 비교과영역의 비중은 종전 60%, 15%에서 각각 48%, 12%로 낮아진다. 수능성적이 1,2단계에서 모두 반영돼 실질적으로 수능 반영 비중이 확대된 셈이다. 수시모집에서도 2단계는 심층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내신과 비교과영역 등 1단계 전형결과를 모집단위별로 자율적으로 활용토록 했다. ◇ 지원 자격 완화 =수시모집의 경우 인문계열은 국어 영어 수학 교과성적이 상위 3%이내, 자연계열은 수학 과학 성적이 상위 5%이내면 지원할 수 있다. 2002학년도 입시에선 인문계는 상위 2%, 자연계는 상위 3%안에 들어야 지원할 수 있었다. 정시모집에선 수능 종합등급 2등급안에만 들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종전에는 2등급을 받은 학생이 서울대에 지원하려면 수능 2개 영역 이상에서 만점을 받았거나 상위 3% 이내에 들어야만 했다. ◇ 일부 단과대 세분화 모집 =모집단위 광역화 선발 원칙은 일단 유지됐다.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 등 총 15개 모집단위에서 학생을 선발한다. 하지만 자연과학대학은 기존 1개 단위에서 5개로, 공과대학의 경우 2개에서 7개로 전형단위를 세분화했다. 자연과학대학은 수학.통계학계열 화학부 물리학부 생명과학부 지구환경과학계열 등 5개, 공과대학은 기계항공학부 응용화학부 전기.컴퓨터공학부 재료공학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공학계 건축학과건축학전공(5년제) 등 7개 전형단위로 학생을 각각 뽑는다. 전체 전형단위는 2002학년도 29개에서 2003학년도에는 37개로 늘어난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