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업체인 서울옥션이 올해 첫 실시하는 "제50회 한국 근.현대 및 고미술품 메이저 경매"가 28일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하우스 경매장에서 열린다. 이번 경매에는 근.현대 미술품 56점과 고미술품 78점 등 모두 1백34점이 출품된다. 근.현대 주요 미술품으로는 국내에 미공개됐던 박수근의 "초가집"을 비롯해 권진규의 조각 "새" "부처2",구본웅의 "중앙청",김환기의 "21-I-68",김흥수의 "가을",남관의 "문자추상"등이 나온다. 고미술로는 조선조 대표적 화가인 삼원 삼재중 겸재 정선과 오원 장승업의 작품이 출품된다. 이 두 산수화를 포함해 대한제국 이와문 은제,해부 변지순,화중 유환덕,학림정 이경윤의 작품등은 해외에 반출됐다가 국내로 환수된 것들이다. 주요 경매품을 소개한다. ◇근·현대미술=박수근의 '초가집'(3∼4호)은 데생력과 구성력이 독특하게 조화를 이루는 1958년 작품.박수근의 전형적 특징인 서민적 향토성이 짙게 배어 있다. '초가집'은 한 미국인 애호가가 당시 구입해 50년간 보관해오던 것으로 서울옥션측이 이번 경매를 위해 미국에서 가져왔다. 추정가는 별도 문의.박수근의 작품은 지난해 메이저 경매에서 '앉아 있는 여인'이 4억6천만원,'여인들'이 3억6천만원에 낙찰됐다. 서울옥션측은 '초가집'이 이번 경매에서 4억원을 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추정가 5천만∼7천만원) '부처2'(7천만∼9천만원)는 테라코타로 유명한 권진규의 대표작이다. 특히 '새'는 작가가 고독과 소외감 생활고로 자살을 결심했을 때 유서를 이 작품 밑에 놓아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처2'는 어린 시절부터 불상에 관심을 가졌던 작가가 구원과 해탈에 대한 염원을 부처의 인자한 모습을 통해 표현했다. 한국 최초의 표현주의 화가였던 구본웅의 '중앙청'(별도 문의)은 형태의 왜곡과 변형,어두운 기조의 색채를 통해 당시 어둡고 암울했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작품이다. 김환기의 1968년작인 '21-Ⅰ-68'(별도 문의)은 자연주의적 조형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자연에서 출발해 추상관념에 도달한 게 아니라 견고한 구성 틀 속에 자연 이미지를 끌어들였다. 김흥수 화백의 1990년작인 '인생은 어디로 가는가'(1억2천만∼1억7천만원)는 구상과 추상이 한 화면에서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인 '하모니즘' 회화작이다. 이 작품은 지난해 일본 전시에 출품돼 3만여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고미술=겸재 정선의 진경산수인 '백천교출산(百川橋出山)'(2천5백만∼3천만원)은 특정한 풍경을 크게 부각시키면서 화면이 꽉 차도록 구성한 겸재 특유의 힘찬 필묵법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오원 장승업의 산수화인 '교변남폭도(橋邊攬瀑圖)'(2천5백만∼3천만원)는 전·중·후경을 정교한 선묘와 담묵으로 그려냈다. 고서화의 대표 저서인 '유복렬 한국회화대관'에 실린 해부 변지순,청고 윤용,학산 김창수,화중 유환덕,학림정 이경윤 등의 작품도 경매에 나오는데 이들 작품은 해외에 반출됐다가 60년만에 한국으로 환수된 것들이다. 또 대한제국시대의 황실 무늬인 '이화 무늬'가 새겨진 은제 물품들도 대거 출품된다.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에 그린 '민화책걸이연결도'(별도 문의)는 10폭이 연결돼 한 장면을 이루는 작품이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