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담배보다 상대적으로 순한 담배를 피우면 암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줬다는 혐의로 미국담배회사 필립모리스는 2천억원에 가까운 손해배상금을 흡연자 유족에게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지방법원은 22일 "필립모리스가 저타르 담배를 안전하다고 선전하고 또 흡연을 줄이기 위한 대안품으로 이를 홍보하는 부주의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며 이 담배가 중독이 덜하며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피우다 폐암으로 사망한 흡연자의 유족에게 1억5천만달러(약 1천9백50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필립모리스는 "이번 판결은 사실과 법률에 합당치 않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35년간 담배를 피워온 남편이 1999년 폐암으로 사망하자 그의 부인이 필립모리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촉발했다. 사망한 남편은 여러 차례 금연에 실패하자 필립모리스가 안전하며 금연에 쉽다고 선전하던 저타르담배 '메리트'를 1976년부터 피웠으나 금연에 실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측은 필립모리스가 담배의 중독성과 담배 함유물질등에 대해 의도적으로 그릇된 설명을 해왔다고 비난하면서 3억달러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측 주장을 전부 인정치 않고 필립모리스에 51%의 책임이 있다면서 1억5천만달러의 배상금 지급을 판결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