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세계박람회 유치戰 본격 돌입] 실사단 방한..국내 주요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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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박람회실사단(BIE)이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방한했다.
이번 실사단의 방한을 출발점으로 우리 정부와 유치위원회(위원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는 러시아 중국 등 박람회 개최 신청 6개국과 벌이게 될 치열한 경쟁국면에 본격 돌입했다.
한국에 대한 BIE의 조사는 이달 중순 실시된 강력한 라이벌 중국에 이어 곧바로 진행되는 것이어서 정부와 유치위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유치위는 개최 신청 도시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 실사단의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입장이다.
박람회 개최 신청 국가들은 강력한 개최 후보 도시인 중국 상하이와 여수가 같은 달에 연이어 BIE의 실사를 받는다는 점에 주목, 이번 실사결과에 따라 유치경쟁의 우열을 가늠할 수 있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판세를 보면 우리나라의 여수와 중국 상하이, 러시아 모스크바 등 3개 도시가 3파전을 펼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유치를 신청한 도시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폴란드의 브르츠와프,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등 3곳이 더 있지만 개최 의지나 추진 열기, 개최지 여건 등에서 볼때 '3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멕시코시티는 해당국가의 경제가 안정되지 못해 적극적인 유치경쟁에 나서기 어려운 형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폴란드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으나 역시 경제적인 어려움이 커 유치경쟁에 전력투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여수시가 개최도시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중국의 상하이와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따돌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상하이의 경우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은데다 관람객 유치측면에서도 중국의 인구를 감안할 때 다른 국가에 비해 유리한 편이다.
특히 상하이 푸둥지구는 외국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어 회원국가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2008년 올림픽을 유치, 또다른 거대 국제행사를 개최하기엔 국제적 지지를 얻기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다.
개최지를 결정하는 BIE의 회원국들도 '한 나라에 두 가지 거대 사업'을 안겨주는데 대해 다소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모스크바는 러시아가 군사대국에서 경제대국으로 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삼기 위해 박람회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12월 BIE 총회에서 러시아는 개최 계획서나 홍보물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복병'으로 떠올랐다.
러시아는 자국의 우주기술 등 기술적인 우월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방침이다.
한국은 경쟁국중 가장 빠른 지난 96년 유치를 결정하고 3년 전부터 유치활동에 들어갔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1∼2년 전에야 유치경쟁에 나섰다.
우리측은 이 점을 들어 개최 계획이나 준비측면에서 경쟁국을 앞서고 있다고 강조할 방침이다.
특히 다도해와 한려 해상국립공원으로 둘러싸인 여수의 뛰어난 풍광과 '바다와 육지의 만남'이라는 주제의 통합적 의미, 한국에서는 정식 종합박람회가 한번도 열리지 않은 점, 분단국가에서 개최할 경우 세계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 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장점과 그동안 들인 공에도 불구, 실사단의 6개국 순방이 끝나는 오는 7월 이후 본격적인 득표활동에 들어가면 각국의 외교활동이나 로비에 따라 얼마든지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낙관은 금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욱이 여수가 신청도시 가운데 가장 작은 도시라는 점은 막판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유치위는 이에 따라 중소도시인 여수에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름으로써 추후에 박람회를 개최하려는 도시가 대도시가 아니어도 된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저비용 고효용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특히 여수가 북한과 시베리아철도를 거쳐 유럽과도 이어지는 세계교통로의 관문이며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해양진출의 교두보라는 점을 부각, 회원국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유치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한국이 유리한 게 사실이지만 상하이나 모스크바가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대도시인 점을 고려할 때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유치위원회와 자치단체, 국민이 3위 일체가 돼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최지 결정은 올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BIE 총회에서 88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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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사단 국내 주요 일정 ]
△ 24일 =오후 4시45분 서울 도착(KE902편)
△ 25일 =오전 9시 이한동 국무총리 예방, 오전 9시35분 유삼남 해양수산부장관 예방, 오전 10시20분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접견 및 실사, 낮 12시45분 해양수산부장관 주최 오찬, 오후 7시 경제5단체장 주최 리셉션
△ 26일 =오전 실사 및 오찬, 오후 2시50분 국회 부의장 예방, 오후 4시10분 여수 이동 및 환영행사
△ 27일 =오전 여수시내 도보 시찰, 오후 광양만 한려해상공원 시찰, 오후 5시40분 여수에서 제주로 이동
△ 28일 =오전 제주 실사, 오후 2시30분 성산 일출봉 및 남원 큰엉 등 실사
△ 29일 =오전 10시 제주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동, 낮 12시40분 기자회견, 오후 1시30분 파리로 출국(KE90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