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호반체육관에서 24일 열린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은 예상대로 '정계개편'과 '음모론'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세번째 연설자로 나선 노무현 후보는 이인제 후보측에서 제기해온 음모론과 관련,"조선일보 모 주필이 포럼에서 가장 먼저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성한 경선판에 무슨 해괴한 발상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노 후보는 이어 "한나라당이 들고 나와도 시원치 않을 일을 당내에서 제기하는 것은 경선판을 깨자는 것"이라고 이인제 후보측을 집중 성토했다. 노 후보는 또 "지난 1월 민주-민국-자민련이 한번 뭉쳐 보자는 제안에 찬성했던 사람이 나의 정치개혁안에 대해 왜 시비를 걸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역공을 폈다. 이에 맞서 마지막 연설자인 이인제 후보는 "아무리 변명해도 왜 이시점에서 정계개편을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스럽다"며 음모론을 재차 제기했다. 이 후보는 "모 후보는 지역정당 구도를 허물고 정책정당 구도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당을 허물지 않고 근본적 정계개편이 어떻게 되느냐"면서 "정계개편 주장은 소생하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한편 이날 호반체육관은 이인제 후보와 노무현 후보간 열띤 선거전으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 후보측은 전날 충남에 이어 또다시 1위를 차지해 대세론을 본격 점화한다는 계획아래 "인사모(이인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비롯, 각 지구당 관계자들을 대거 참석시켜 탄탄한 조직기반을 과시했다. 노 고문측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인기 영화배우 문성근 명계남씨 등의 주도아래 "노풍"의 바람몰이를 이어가려 했다. 김중권 정동영 후보측도 부인과 지지자들이 나서 양강 후보의 "틈새 시장"을 공략했다. 한편 김영배 선관위원장은 "국민들이 경선이 잘못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 만큼 이 선거가 아름답게 끝나길 바란다"면서 "후보들간 건전한 비판은 좋지만 비방.인신공격은 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춘천=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