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R&D 주식회사 'APT센터'] (인터뷰) 최종웅 <상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력 자동화의 선두 주자는 LG산전이 될 것입니다"
LG산전 신사업 담당인 최종웅 상무(공학박사)는 한국전력 민영화에 대비해 국내에도 전력의 수요와 공급을 정확하게 산출하는 전산시스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관련 장비 상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상무가 전력IT시스템 시장을 눈여겨 본 것은 지난 92년.
미국을 중심으로 전력 민영화가 확산되면서 관련 시스템을 국산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전력IT시스템이란 전력시장의 수요 및 공급 예측, 여유전력 조사, 송전과 배전 모두를 전산으로 자동 처리하는 것이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전력을 개발해(발전) 지역별로 나눠(배전) 보내는(송전) 역할을 도맡는 기존 체제에서는 한여름에 전력이 모자라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기업이 전기를 개발해 배송한다면 수요에 비해 넘치도록 발전하는 것은 낭비다.
최 상무는 이를 주식시장에 빗대 설명했다.
"민영화된 전력시장은 주식시장과 같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시장에서 만나 필요한 만큼 전력 거래가 이루어지고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하지만 개발된 전력은 소비하지 않으면 폐기물이라는게 주식과 다르다"고 말했다.
수요 공급을 실시간 파악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전력산업에서 전산자동화는 민영화의 필연적 결과다.
해외에서는 미국 호주 영국 등 7개국이 전력 민영화에 나서 호주와 영국에서 일단락돼 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전력이 민영화 전단계로 구조조정을 추진중이다.
한국전력은 2000년에 발전사업을 떼내 별도 회사를 출범시킨데 이어 2003년에는 배전사업을 6개 민간기업으로 분리한다.
LG산전은 한전의 민영화에 대비, 전력 IT시스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92년부터 서울대가 해마다 한두명씩 배출하는 전력계통의 박사급 연구인력을 모두 스카우트했다.
최 상무는 "전력 개발과 송출의 전산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시장운영 시스템.에너지관리 시스템.발전IT 및 배전IT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현재 청주에 있는 LG산전 전력시험기술센터가 연구인력의 절반인 50여명과 R&D 예산의 절반인 1백억원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APT센터의 회원으로 가입한 것도 2006년 국내에서 2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전력 IT시스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일환이다.
최 상무는 "세계 기술 흐름이 워낙 빠른데다 투자 비용이 크기 때문에 학계 및 해외 유수 기업과 뭉쳐서 한계기술을 돌파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 상무는 "독자적으로 전력 IT 기술을 개발해 국산화를 도모하는 한편 설비투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알스톰에스카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알스톰에스카는 가장 먼저 전력 민영화 작업이 끝난 영국과 호주에서 전력IT시스템 시장을 선점한 업체다.
시장운영시스템(MOS)은 전력거래소에 설치돼 전력 수요를 조사, 국내 6개 발전소에 통지하는 역할을 한다.
에너지관리시스템(EMS)는 여유 전력을 조사하기 위한 장치다.
작년말 전력거래소가 실시한 MOS 입찰에서 LG산전은 알스톰에스카 및 LGCN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지만 KDN(Kepco Data Network)-ABB-삼성SDS팀에 밀려 탈락한 바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