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1:43
수정2006.04.02 11:46
22일 오후 11시30분. "러시아 명태 경매입찰에서 러시아 국적업체만을 대상으로 경매를 실시한다는데요….러시아 정부가 우리 정부제안(한국업체 입찰참가)을 사실상 거절한 것 같네요"(한국외대 동시통역사 M씨)
다음날인 23일 오후 1시."러시아 대사관에 나가있는 수산관에게 문의했는데 수산경매위원회가 열린 것은 알고 있지만 외국어선들이 참여할 수 없게 됐다는 얘기는 못 들었는데요….주말이니까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고 주무부서인 러시아 경제통상부 인터넷사이트에 결과가 뜰테니 기다려 보시죠"(해양수산부 국제협력과 관계자)
지난 22일 러시아 수산경매위원회는 한국민간원양업체들이 명태를 잡아오던 서베링해의 민간 명태쿼터 경매입찰에서 한국 등 외국어선들을 참여시키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기자는 러시아어 동시통역사의 도움으로 러시아현지로부터 결과를 바로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지만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깜깜했다.
해양수산부는 99년 '쌍끌이'파동,재작년 한·중협상,작년 '꽁치'파동을 겪으며 이류부처라는 오명을 듣게 됐다.
그 이후 겉으론 동분서주하는 모습이었다.
꽁치공급원을 확보한다면서 러시아 2백해리밖 북서태평양의 꽁치자원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결과는 도로아미타불이다.
우선 대외협상의 기본인 정보력에 있어 해양수산부는 '수준이하'정도가 아니라 아예 '부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올 한해 명태 쿼터확보여부가 좌우된 22일의 러시아 쿼터경매 진행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공무원이 없었다는 점은 '무능'을 넘어 '직무포기'에 다름 아니다.
현재 러시아주재 한국대사관에는 해양수산부 소속 1등 서기관인 수산관이 나가 있다.
해양수산부에도 러시아 어업협상과 관련된 공무원만 국장 과장 사무관 등 3명에 달한다.
그러나 '휴일이라서 잘 모르겠으니 러시아측 인터넷사이트를 기다려보자'는 답변밖에 나오지 않는다.
대학원생 러시아어 동시통역사 한 사람보다 못하다는 얘기다.
임상택 사회부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