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에 맥못춰..900 앞에서면 작아지는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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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 900선 점령을 앞두고 시장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
25일 주가지수는 5일선이 붕괴되며 880선도 무너졌다.
외국인은 이날 2천2백억원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3일동안 4천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는 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매입을 발표했지만 외국인의 매도공세는 약해지지 않고 있다.
기관도 외국인의 기세에 눌려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개인들만 외국인의 물량을 받아내며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투자주체별 힘이 분산되고 있는 셈이다.
거래량도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조정이 깊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지수가 4차례 장중 900선을 돌파한 뒤 되밀리면서 조정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진데다 경기회복에 대한 이견이 불거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흘러나왔다는 분석이다.
주식형 펀드 등에 시중자금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900선을 뚫고 나가기 위한 재상승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왜 파나=이렇다할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지난주말 미국시장의 하락 여파로 외국인은 이날 2천2백22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상대적으로 편입비중이 높았던 한국주식 비중 낮추기 △D램가격 약세에 따른 반도체주 매도 △미국증시의 영향 등을 외국인의 주식매도 배경으로 꼽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를 '차익실현'으로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900선을 너끈히 돌파할 정도의 체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이 외국인 매도를 부추겼다는 것.
홍춘욱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은 "외국인은 지수 800~900대에 무려 7조원의 주식을 사들여 놓은 상태"라며 "외국인이 900선을 뚫고 올라가기 위해 앞장서기보다는 차익실현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은 지수가 900선을 넘어선 뒤라야 입장을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도 "2개월 전부터 외국인은 한국증시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며 주식을 팔고 있다"며 "지난주말 LG화학에 대한 외국인의 장막판 투매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 900선대를 상당히 부담스러워한다"며 "1·4분기 기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등 경기회복 전망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뒷받침돼야 지수가 한단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승추세는 여전히 유효=전문가들은 이날 하락에 대해 부담스런 조정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비록 5일 선이 붕괴되며 장막판 투매양상도 나왔지만 오히려 조정에 대한 부담을 일정부분 덜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장중 지수등락폭이 24포인트 나오며 장대음봉을 그린 게 기술적으론 부담스럽다"면서도 "심리적인 영향으로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의 매도에 대해서도 "반도체 가격하락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교체매매에 나선 것 같다"며 "삼성전자 33만원,지수 860선에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우 삼성증권 상무도 "조정이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도 "국내기업의 1·4분기 실적이 워낙 좋아 짧게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매도에 따른 급격한 조정은 없겠지만 당분간 기간조정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신용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신규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기관이 900선 위에서도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는 부담스러운 시점"이라며 "당분간 850~900선의 박스권으로 한 기간조정에 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