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우량 중소형주가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자본금 50억원 내외의 중소형주들이 '코스닥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급등으로 덩치(시가총액)를 불린 이 중소형주들은 지수관련대형주를 대신해 '상승견인차'내지 '지수지킴이'로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25일 코스닥지수는 KTF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장 후반 급락반전에도 불구하고 약보합세로 마감됐다. 코스닥의 무게중심이 KTF 등 초대형기업 일변도에서 중소형IT(정보기술)종목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경기회복의 기대감과 펀더멘털의 검증으로 외국인 및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점이 이들 종목군의 가장 큰 상승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이 5백억원 안팎에 불과했던 '꼬마종목' 중 지난 한달 사이에만 2배 이상 덩치를 불린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삼성증권 리서치팀 이남우 상무는 "시가총액이 1천억원이 되면 외국인의 투자대상종목군으로 편입되는 등 수급상 선순환구조로 돌아선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종목들이 있나=핸드폰부품업체인 유일전자 인탑스 피앤텔이 실적호전의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문형반도체제조업체인 에이디칩스의 지난 한 달새 주가는 4배 이상 폭등할 정도로 드라마틱한 강세행진을 연출하고 있다. 이 기간 중 에이디칩스의 시가총액 규모도 4백78억원에서 2천억원대로 치솟았다. DVR(디지털비디오레코더)제조업체인 아이디스 코디콤 우주통신도 뒤늦게 주가에 발동이 걸리며 자본금 규모 이상의 시장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반도체 재료업체인 테크노세미켐도 꾸준한 상승세로 최근 시가총액 1천억원 종목군에 합류했다. 후발 온라인게임업체인 액토즈소프트와 셋톱박스업체인 택산아이엔씨가 대표적이다. 택산아이엔씨는 25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힘입어 시가총액 1천억원대에 새로 진입했다. 코미코 창민테크 제일컴테크 등 자본금 40억원 내외의 업체들도 급등세를 이어가며 '꼬마종목군'에서 탈피하고 있다. ◇상승배경=국내외 기관의 매수세가 상승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 중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종목은 드물다. 그러나 단타용으로 치고빠진 외국인의 공백을 국내 기관이 메우며 여타종목에 비해 수급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매매창구가 일부 증권사에 집중된 점으로 볼 때 국내외 증권사가 공동으로 '세일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종목군은 증권사의 탐방리포트가 나온 후 일정시점을 두고 매수를 추천하는 분석자료가 나오는 게 특징이다. 이들 종목에 대한 증권사의 세일즈는 단기 수익률보다 긍정적인 시황전망을 바탕으로 약정고를 높이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들어 매수창구가 특정증권사에 집중되고 외국인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종목군으로는 나라엠앤디 한틀시스템 레이젠 등이 꼽히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