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Week 본사 독점전재 ]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이 잇따라 상향조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경제가 내년까지는 순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는 올해 7% 정도 성장할 것이다. 이는 지난해 5.1%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물론 중국 덕분이다.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2% 이하로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경제는 겉보기와 달리 허약하다. 3년 전 아시아의 수출의존형 경제는 금융위기로부터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단기간의 경제회복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일부에선 아시아 국가들이 적자재정을 편성해 내수를 자극하는 데 골몰했으며 자신들의 고통을 '수출'했다고 폄하하고 있다. 결국 회의론자들의 견해가 옳았다.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은 괜찮은 수출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 및 기업부문에선 구조적인 취약성을 보여줬다. 이 부문은 아직도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게 되면서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도 똑같은 운명을 맞게 됐다. 이제 경기가 다시 좋아지고 있다. 문제는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구조조정을 했느냐 하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이 이번 경기회복 시기를 자생력을 기르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 아니면 미국이 감기에 걸릴 때마다 폐렴을 앓는 '경제 식민지'로 전락할 것인가. 일부 국가들은 이미 해답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분명 아니다. 일본은 지난 10년새 벌써 세번째 경기침체에 들어섰다. 인도네시아도 똑같다. 자국통화가 미국달러에 고정된 홍콩도 성장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회복으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받을 나라들은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대만 등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성장률 역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 90년대와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이것은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경제의 '성장-침체' 사이클에서 벗어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성공적인 구조개혁을 진행해온 국가로 단연 한국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은 국가 자본의 상당부분을 점유하던 재벌 규제를 단행했으며 은행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국의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 99년 전체의 13%에서 지난해말 3.5%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지역경제를 어둡게 하는 것은 역시 '아시아의 낙제생' 일본이다. 올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상황이 정반대다. 동남아시아로 갈 외국인 투자까지 싹쓸이하고 있을 정도다. 수출도 호조를 보여 올 들어 수출이 14% 급증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긍정적인 부수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역내 무역장벽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역내무역이 10∼15%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 경제가 다시 뛰어오르기 위한 전제조건은 미국 경제 회복이다. 아시아 지역의 실업문제는 여전하며 외국인 직접투자액도 지난 90년대 중반수준을 회복하려면 멀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해준다면 아시아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한 번 싸워볼 만하다. 정리=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이 글은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최신호에 게재한 'Asia:Is This the Rebound?'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