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보합권을 가로지르고 있다. 26일 증시는 방향 탐색 과정이 전개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저가 매수세와 차익실현 매도세가 팽팽히 맞서고 있으나 어느 쪽도 추세 형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기관이 강한 매수세를 불어넣으며 반등을 주도하고 나섰지만 외국인과 개인이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지수움직임을 제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제지표 개선, 수급 강화 등 호재가 어느 정도 반영돼 가격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뉴욕증시 약세, D램 가격 하락, 민주노총의 총파업 선언 등으로 상승 모멘텀이 둔화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대세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당분간 기간조정이 전개되면서 종합지수 900선 돌파를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관의 종가관리 가능성, 뉴욕증시와의 차별화 경향 등을 감안하면 조정폭은 크지 않으리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시장이 기다리고 있는 뚜렷한 수출회복 신호, 반도체 가격 회복, 대우차·하이닉스 등 구조조정 현안 타결,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 새로운 모멘텀이 제공될 지 주목된다. 긍정적인 시황관을 유지하되 단기적으로는 지수선물 시장베이시스 동향과 D램 가격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880선 안착에 실패할 경우 장 후반 급격한 매물 출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종합지수는 오전 11시 43분 현재 전날보다 1.02포인트, 0.12% 내린 878.39를 가리켰고 코스닥지수는 92.60으로 1.03포인트, 1.10% 하락했다.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0.20포인트, 0.18% 상승한 109.70에 거래됐다. 기관이 프로그램 매수를 바탕으로 지수관련 대형주 매수에 나섰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공사, 현대차 등이 상승했다. 국민은행, LG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은 약세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42억원, 480억원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기관 매수가 대형주에 집중된 탓에 하락종목이 527개로 상승종목 249개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프로그램 매수가 2,000억원 가까이 유입되며 증시에 안전판을 댔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390억원, 비차익 1,577억원 등 1,967억원 유입됐고 매도는 비차익 위주로 274억원 출회됐다. 세종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900선에 대한 경계감이 짙어진 가운데 기관이 매수 주체로 나서고 있으나 외국인과 개인 매물을 흡수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라며 "조정 분위기가 연장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20일선의 지지력이 유효한 만큼 조정시 매수관점을 유지하고 수출관련주, IT주 등의 편입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도와 삼성전자 탄력둔화 등으로 매수주체와 주도주의 응집력이 분산돼 소강 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박스권을 형성하고 제한적인 등락이 거듭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중소형주 위주로 접근하고 다음달 초 1/4분기 실적 추정치가 나오면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대형 우량주의 경우 추가 하락 시 저가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