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골프] 민경조 <코오롱건설 사장>..골프는 매니지먼트 묘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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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조 코오롱건설 사장(59)은 '야구광'이다.
프로야구팀 LG 트윈스의 골수팬으로 지난해 홈경기 66게임 중 50게임을 관람했다.
또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에 들어가 8개월 동안 1천여건의 글을 올릴 정도로 LG 팬들 사이에 꽤 이름난 '마니아 중 마니아'다.
이러한 민 사장이 야구보다 더 좋아하는 게 골프다.
"야구는 직접 플레이하지는 못하지만 관람하면서 상대투수의 다음 투구를 분석하고 타자의 마음을 미리 점쳐볼 수 있어 흥미롭습니다.골프는 플레이하면서 매니지먼트의 짜릿함을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이죠"
지난 84년 골프에 입문한 그는 처음에 거리가 많이 나지 않아 고민했다.
드라이버샷은 1백80야드에 불과했고 1백60야드에서도 우드 3번을 꺼내야 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생각하는 골프'를 했다.
어차피 거리가 나지 않으니까 방향만 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거리가 늘기 시작했다.
민 사장의 핸디캡은 7.
베스트 스코어는 지난 91년 골드CC 마스터코스에서 기록한 이븐파 72타.
민 사장은 '논어 박사'로도 통한다.
논어를 1천번 정도 읽었다고 한다.
혹시 논어에서 골프 교훈을 얻은 게 있었느냐고 물었더니 "삼인행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三人行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라고 답했다.
'세 사람이 함께 가는 길에 반드시 스승이 있게 마련이다.그 중에 좋은 점은 따르고 좋지 않은 점은 고친다'는 뜻이다.
민 사장은 "골프에서 3∼4명이 라운드하면 반드시 배울 게 있다.어떤 사람은 코킹을 잘하거나 하체를 잘 고정하고 어떤 사람은 퍼팅을 잘하는 등 도움이 될만한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 사장은 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큰 근육을 쓰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손목에 의존한 스윙은 미스샷 확률이 높지만 어깨와 허리 등 큰 근육을 잘 활용하면 미스샷이 나도 볼이 빗나갈 편차가 줄어든다는 것.
기업 경영도 골프에서 배운 게 많다.
"골프는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합니다.위기상황이 닥쳐오면 한 번에 극복하느냐,레이업을 하며 한 템포 쉬고 넘어가느냐를 결정하게 됩니다.중도에 포기해서는 안되죠.이런 점에서 골프와 기업 경영은 너무 흡사합니다"
민 사장은 "대다수 아마추어 골퍼들은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무조건 홈런을 때리려고만 한다.2루타를 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더욱 좋은 샷을 날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