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철강 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6일 EU가 미국의 철강수입 제한에 맞서 오는 4월3일부터 수입철강 15개 제품 쿼터초과분에 대해 최저 14.9%에서 최고 26%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파스칼 라미 EU 대외무역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미국으로 수출되지 못하는 값싼 수입품이 EU로 흘러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가 수입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수입쿼터는 1999년~2001년 수입량의 평균에 10%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EU의 세이프가드는 EU 집행위원회에서 27일 승인된 후 내달 3일부터 2백일간 발동된다. 발동 기간은 사정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EU측은 미국의 철강수입 규제로 인해 미국으로 수출되지 못하는 철강물량 중 약 1천6백만t이 EU 지역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EU 15개국의 연간 철강수입량은 2천5백만~2천7백만t 수준이다. EU의 이같은 수입 제한에 대해 미국 정부는 보호무역 조치라고 비난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로버트 죌릭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각국의 대(對)유럽 철강 수출이 늘어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EU가 취한 조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최고 30%의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의 철강수입규제 조치는 지난 20일 발동됐다. 미국에 이어 EU도 철강 수입을 제한함에 따라 중국과 일본 호주 등 다른 나라들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철강 시장에서 발화된 보호무역주의가 다른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EU의 조치에 대해 국내 포스코(포항제철) 관계자는 "EU의 조치는 주로 저가의 러시아산 철강제품을 겨냥한 것으로 한국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