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26일 조만간 총재직을 사퇴,총재권한대행을 임명하고 5월 전당대회에서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당권과 대권의 명확한 분리를 위해 당권경쟁에 불참할 뜻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혁신과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오는 5월 전당대회에서 총재제도를 폐지하고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빠른 시일내에 총재권한대행 체제를 갖추어 총재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힌 뒤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하지 않고 당의 단합을 위해 밀알이 되겠다"며 당권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총재 및 부총재직이 없어지게 되고 5월 전당대회에서 경선을 통해 구성되는 '최고위원회의'가 당무를 관장하게 된다. 최고위원회의 위원장은 경선에서 최다득표를 한 위원이 맡게 될 전망이다. 이 총재가 사퇴할 경우 5월전대까지의 당무는 총재권한대행과 부총재단을 대체하는 당운영특별기구가 전담하고 위원장엔 박관용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남경필 대변인은 "이 총재가 당중진들과 가진 긴급 연석회의에선 집단지도체제 문제를 놓고 논란이 있었으나 이 총재의 결단을 촉구하는 취지에서 만장일치로 추인했다"고 전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