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단지가 점점 대형화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20가구 미만의 소형 단지들이 전원주택의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들어 40가구 이상으로 그 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전원주택 단지가 대형화되는 이유는 수요자들의 요구때문이다. 자연풍광이 뛰어난 곳에 그림처럼 지어진 전원주택이 살고 싶은 욕망들은 있다. 그렇지만 막상 전원주택에 살다보면 불편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간단한 식료품을 구하려 해도 자동차를 타고 큰 마을이나 지방도시로 나와야 한다. 체육시설도 기대하기 어렵고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요금이 비싼 위성장비를 활용해야 한다. 이런 불편함이 전원주택의 매력을 떨어뜨려 수요감소의 요인이 돼 왔다. 그렇다고 20가구미만의 소형 전원주택 단지에 생활편의시설을 들일 수도 없없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단지 규모가 크면 생활편의시설을 유치하기에 쉽다. 이에 따라 전원주택 분양은 편의시설을 얼마나 잘 갖췄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추세다. 경기도 용인시 제일리에 위치한 전원주택인 삼성동호인마을은 1백35가구로 현재까지 조성이 끝난 단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규모가 큰데도 불구하고 전체가구의 절반이상이 건축을 완료,입주해있다. 전원주택 개발업체인 에스엠건설의 강신문 사장은 "단지내에 스쿼시코트,3~5타석의 인도어 골프연습장,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통신망 구축 등의 편의시설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느냐가 전원주택 개발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고 최근의 추세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택지개발지구에도 전원주택단지가 조성되기 시작하면서 그 규모는 더욱 대형화될 전망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오는8월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택지개발지구에서 국내 최대규모인 1백40가구의 전원주택단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단지는 지금까지 토지공사가 모든 택지조성을 끝내고 개별필지별로 분할해 공급해 왔던 일반단독주택지와는 달리 토지수용 당시의 자연상태 그대로 한국토지신탁에 넘겨주게 된다. 한국토지신탁은 이 땅을 30~47평의 전원주택으로 개발하게 된다. 이 단지는 단순히 택지로만 분양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준비된 샘플 전원주택을 보여 주고 주택과 택지를 포함한 가격으로 일괄 분양된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전원주택이 대중화될수록 전원주택단지도 아파트단지처럼 단지 전체의 이미지가 시장가격을 좌우할 것"이라며 "단지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전원주택용 땅만 분양하는 방식은 점점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토지공사는 이같은 흐름을 감안,평내지구를 시작으로 용인죽전지구,동백지구,화성신도시,판교신도시 등에도 원형지 중심의 전원주택단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건설교통부는 수도권에서 10%이하로 제한해 왔던 택지개발지구내 단독주택지 공급비율을 30%까지 높여 화성 및 판교신도시에 처음 적용했다. 건교부는 2020년까지 택지개발지구내 단독주택지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려 고밀도 위주의 택지개발정책을 친환경 저밀도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택지개발지구내 원형지 개발을 통한 전원주택 단지 공급이 활성화되면 편의시설을 갖춘 도시형 전원주택단지가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편의시설을 갖추는 전원주택 단지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편의시설이 들어서면서 전원주택 단지의 대형화 바람은 더욱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