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의 꿈이 사이버 공간을 휩쓸고 있다. 최근 국내 복권사상 최고액수인 55억원짜리 당첨금이 터지면서 불붙기 시작한 일확천금의 꿈을 네티즌들도 꾸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열풍은 복권 공동구매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99년 5월 '복권사랑동호회'라는 모임으로 시작된 복덩어리(bockdong.net)는 복권 동호회로는 가장 오래됐다고 자부하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에는 복권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한 요령부터 공동으로 복권을 구매하는 공동구매 안내문까지 다양한 글과 정보가 올라오고 있다. 얼마전에는 모 방송국이 복권 열풍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회원들이 단체로 출연했다며 출연소감을 밝히는 글들이 올라 이채를 띠고 있다. 'Q&A' 코너에 글을 올린 문성훈이라는 네티즌은 '최근 복권판매 사이트가 크게 늘었는데 과연 1등 당첨이 되기는 하는지 여부를 알고 싶다"고 묻고 있다. 자유게시판에서는 얼마전 인터넷복권 빅로또에서 1등으로 당첨된 박민자씨의 얘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당첨금액에 대한 세금문제로 고생했다'는 당첨후기가 눈길을 끈다. 포털 사이트인 다음에 개설된 동호회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돼지꿈(cafe.daum.net/pigdream)도 네티즌들의 발길이 잦은 사이트중 하나다. '단순한 당첨이 목적이 아니라 공동구매 자체를 즐기기 위한 모임'이라는 소개글이 있다. 가입인사를 하는 게시판에는 하루에 8건 정도의 가입인사가 새로 올라오고 있다. 최고 당첨금이 60억원으로 알려진 슈퍼코리아 연합복권을 판매하는 한국전자복권(www.korealotto.co.kr) 홈페이지에는 '온라인 복권 구매의 당첨확률이 더 높다'는 모 일간지의 기사가 게재돼 있다. 그 밑에는 이 사이트를 통해 복권을 구매해 55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챙긴 당첨자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검색 사이트에서 인터넷복권 판매 사이트를 입력하면 매우 많은 사이트 이름이 뜬다. 야후를 이용해 '인터넷복권'이라는 단어를 치자 야후 복권을 비롯해 32개의 인터넷 복권 관련 사이트가 3쪽에 걸쳐 검색됐다. 여기에는 다음이나 라이코스, 커뮤니티 사이트인 프리챌, 천리안 등 쟁쟁한 인터넷 사이트들이 다 나와 있다. 이들 포털 사이트들은 복권 서비스 사업자들을 통해 복권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판매 대행을 하고 있다. 아무튼 '사이버 복권천국'을 만드는데 포털업체들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온라인 세계도 '황금'을 쫓는 네티즌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그러나 극소수에게 돌아가는 행복이 나에게도 올 것이라는 신기루를 쫓는 모습들만 가득할 뿐 부작용을 지적하는 진지한 토론이나 따끔한 훈계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 kedd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