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리그에서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코리안특급' 박찬호 선수가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주택을 구입한 돈으로 서울 3차 동시분양에 나온 강남지역 아파트를 분양받는다면 몇 채나 살 수 있을까. 박 선수는 지난 18일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1백30만달러짜리(약 17억원) 저택을 구입했다. 대지 3백여평에 2층짜리 건물이다. 방 4개에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영화관 등을 갖추고 있다. 만약 이 돈으로 3차 동시분양에 참여한다면 강남권에 있는 아파트를 1.4∼2채밖에 분양받을 수 없다. 이번 분양물량중 가장 비싼 아파트는 롯데건설의 방배동 롯데캐슬로 81평형 분양가가 11억8천8백만원 정도다. 박찬호 선수가 주택을 산 돈으로 1.4채를 분양받을 수 있는 셈이다. 중앙건설이 강남구 삼성동에서 공급하는 58평형(분양가 8억9천9백만원)을 두 채 사려면 9천8백만원을 더 보태야 한다. 동부건설이 대치동에서 공급하는 53평형(분양가 8억6천9백만원) 아파트는 두 채 정도 살 수 있다. 미국의 수영장 딸린 저택을 팔아도 강남의 50평형대 아파트 2채밖에 살 수 없다는 얘기다. 미국과 한국의 주택가격을 단순 비교하는게 무리라는 시각도 있지만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아파트의 평균 평당분양가는 지난해 말 1천3백24만원에서 올 들어 1천4백82만원으로 상승했다. 올들어서만 1백85만원이 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평당 2천만원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