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닛산자동차에 이어 외국인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일본의 제4위 자동차메이커인 미쓰비시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대주주인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파견한 독일인 롤프 에크로드 부사장(59)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오는 6월 사장에 공식 취임한다. 에크로드 사장의 등장은 여러 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첫째는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사장처럼 외국인사장이 '점령군'으로 일본 자동차업체의 지휘봉을 잡았다는 점이다. 둘째는 등장시점이 곤 사장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곤 사장이 닛산이 수천억엔의 적자더미에서 헤맬 때 사령탑에 앉은 것처럼 에크로드 사장도 리콜은폐사건등의 여파로 미쓰비시자동차가 위기에 빠지자 전면으로 부상했다. 셋째는 곤 사장에 이어 일본 자동차업계에서 또 한명의 외국인 스타경영자가 탄생할 것인가이다. 에크로드 사장은 작년 부사장취임 직후부터 '턴 어라운드 계획'이라는 이름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미쓰비시의 변신을 진두지휘해 왔다. 원가절감에서 인력감축,부채축소에 이르기까지 그의 미쓰비시 재건계획은 곤 사장의 닛산회생술과 똑같다. 닛산과 미쓰비시자동차는 외형을 기준으로 도요타 혼다에 이어 일본자동차업계 3,4위를 달리고 있지만 처지는 다르다. 닛산이 흑자기업으로 변신한 반면 미쓰비시는 매출과 순익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크로드 사장이 닛산과 같은 'V자'회복을 달성,'제2의 곤 사장'이 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