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카드빚에 의해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달 초 발생한 서울 중랑구 한빛은행 강도 사건 용의자들은 20대 중반의 대학 재학생이나 휴학생들.이들이 군대에서 총을 탈취해 은행강도가 된 이유는 밀린 카드빚을 갚기 위해서였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경남 마산에 사는 한 여대생은 카드빚 1천5백여만원 때문에 고민하다 결국 음독자살을 했다. 이러자 정부는 지난 26일 무자격자에 대해 카드 발급을 해줬다는 등의 이유로 국내 주요 신용카드 회사에 대해 영업정지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번주 SBS 시사 다큐멘터리 '그것이 알고싶다'(토 오후 10시50분)는 '청춘의 덫-카드빚에 무너지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카드대금에 신음하는 젊은이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대학 휴학생 지영씨의 하루는 전당포에서 시작된다. 카드대금 결제일에 맞춰 시계를 맡기고 돈을 꾸기 위해서다. 그리고는 사채업자를 찾아가 속칭 '카드깡'을 한다. 이것 역시 또다른 카드대금 결제를 위한 것.2년 전 발급 받은 신용카드에서 시작된 빚은 7천만원.이제 그녀에게 남은 것은 신용카드 12장과 긴 한숨뿐이다. 제작진이 만난 대학 2학년 민호씨는 '호스트바'의 남자 접대부다. 그는 불어난 카드빚을 갚을 수 없어 돈벌이가 좋다는 이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동안 카드빚은 더 늘기만 했고 접대부 생활을 한다는 것을 집에서 알게 돼 가출을 했다. 이들처럼 카드빚에서 시작해 거액의 빚을 지게 되는 경로는 속칭 '돌려막기'라는 악순환에서 시작된다.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받아 하나의 카드로 다른 카드의 대금을 납부하는 것.이내 한계에 다다르고 신용불량에 대한 두려움과 카드사의 독촉에 카드깡 연체대납 등 폭리사채를 쓰다 빚더미에 앉게 된다. 제작진은 카드사의 무분별한 카드발급도 문제지만 더 근원적인 문제로 우리 사회가 그 동안 '돈 버는 법'만을 강조했고 '돈 쓰는 법'에 대한 교육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