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달라졌다.그러나 아직 갈길은 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독일 보훔 루어스타디움에서 열린 터키 대표팀과의 유럽전훈 최종 평가전에서 골키퍼 김병지의 선방과 탄탄한 수비진에도 불구,공격 마무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득점 없이 0 대 0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올 들어 가진 9차례 경기에서 2승3무4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윤정환(세레소 오사카)을 플레이 메이커로 삼고 황선홍과 최용수를 투톱으로 내세우는 등 월드컵 본선을 겨냥한 가상 베스트11을 가동했으나 마무리 패스미스가 잇따르면서 슛다운 슛 한번 제대로 쏘지 못했다. 한국은 터키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하칸 수쿠르를 최진철이 전담 마크토록 하고 A매치 최다출전 기록(1백22경기)을 세운 홍명보(포항)를 축으로 김태영을 왼쪽에 배치한 스리백을 효과적으로 가동했다. 이영표 유상철 김남일 송종국으로 짜인 미드필더들도 2선에서 수비에 적극 가담했다. 그러나 볼 배급의 강약 조절이 잘못되거나 어이없는 패스가 눈에 띄게 잦아 좀처럼 슈팅 기회를 찾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나 후반 30분부터 약 5분간 터키에 소나기 슛을 허용하며 허둥대기도 했다. 터키의 만시즈가 골지역 왼쪽에서 때린 가위차기를 김병지가 순발력을 발휘,펀칭으로 막아냈고 이후에도 골문으로 휘어지는 코너킥을 김병지가 힘겹게 쳐내며 막았다. 한국은 35분 황선홍 대신 차두리를 투입,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 침투를 노렸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고 잦은 패스미스는 종료 때까지 계속됐다. 이날 경기로 유럽전훈을 마무리한 한국은 최근 치러진 3차례의 평가전에서 골드컵 때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잦은 패스미스와 활로를 찾지 못하는 미드필드 플레이,문전 처리 미숙 등은 본선 16강 진출을 위해 꼭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또 스트라이커들의 전반적인 골 결정력이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한국 대표팀이 얻은 가장 큰 결실은 뭐니뭐니 해도 선수들이 체력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 홍명보를 복귀시켜 새롭게 꾸민 수비와 미드필드의 조직력이 자리를 잡으면서 전체적인 팀 전술에 균형이 잡혔다는 점도 이번 전지훈련의 또다른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테스트 대상이던 윤정환의 성공적인 복귀 또한 단조로운 플레이를 펼쳐온 한국대표팀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플레이 메이커 부재로 고민에 빠져 있던 히딩크 감독에게 다소나마 희망을 안겨 주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