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실시 문제를 놓고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덕룡 의원을 비롯한 비주류 및 소장파 의원들은 28일 '지방선거 이후 후보경선 실시'를 공식 촉구했고,주류측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정면 대응했다. 이상득 총장은 이날 당 3역회의 및 '당화합 발전특위'에서 "(김 의원의 주장은) 후보경선 전당대회를 7월이나 8월에 하자는 것인데,8월8일엔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어 사실상 힘들고 9월엔 정기국회가 있다"며 연기불가 논리를 전개했다. 그는 "전당대회 시기는 내가 결정하는데 연기 요청이 들어오지도 않았다.벌써부터 내분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당직자는 "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않으면 후보교체론 등으로 당을 흔들려는 저의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덕룡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25일 이회창 총재가 당내분 수습안을 내놓은 것은 그간의 결정들을 바꾸라는 것"이라면서 "(이 총장의 발언은) 이해가 안간다"고 공격했다. 그는 또 "'당발전특위'가 조급하게 일정을 맞춰놓고 총재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과거 선준위와 같이 몰아붙여선 안된다"면서 "특위의 인적구성을 어떤 기준으로 했는지도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원웅 김홍신 서상섭 의원도 공동성명을 통해 "이 총재가 당의 개혁요구에 대한 입장을 두차례나 번복해 대국민 신뢰도를 추락시킨 책임이 있다"며 후보경선을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할 것을 요구했고,비주류 중진인 이부영 홍사덕 의원측도 전대 연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