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나라 안팎으로 경제 지표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거나 둔화된 것으로 발표돼 이른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 국내 주가는 오전중 강세를 보이다 장 막판 약세로 전환해 금리 하락에 일조했다. 채권 시장에 우호적인 정부 발언은 이어졌다. 진념 부총리는 이날 KBS제1라디오 '박찬숙입니다'에 나와 "경기 과열이 아니다"며 "내수 진작책은 그대로 쓰겠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국가 신용등급을 두 단계나 상향 조정했지만 이미 예견된 수준이기 때문에 채권 시장을 약세로 돌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환율이 하락해 수입 물가는 싸지고 수출은 고전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퍼져 채권 매수 우위 장세가 형성되는 것을 미력하게나마 거들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장 경기가 급하게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주가가 급등하는 것도 아니다"며 채권 시장이 신용등급 조정에 둔감한 이유를 설명했다. 2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9%포인트 오른 6.37%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7거래일만에 6.4%대에서 벗어났다. 금리는 전날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가 단기물 위주로 하락세를 보였고 국내 산업생산이 4개월만에 전년동월대비 감소세로 돌아서 6.38%로 하락 출발한 뒤 6.40%선을 중심으로 횡보했다. 장 막판 주가 약세 영향으로 하락폭을 키웠다. 5년 만기물 수익률은 7.00%로 전날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회사채 수익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07%포인트 하락한 7.08%를 기록했다. BBB- 등급 수익률은 11.11%로 0.08%포인트 밀렸다. 국채 선물은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6월물은 전날보다 0.29포인트 상승한 103.09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6월물 가격이 103대로 올라온 것은 지난 11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은 국채 선물시장에서 3,019계약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증권회사도 1,624계약 순매수했다. 반면 투신사는 4,879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 소비자물가 주목 = 시장의 관심은 29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에 쏠려있다. 최근 유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시차를 감안하면 아직 물가 우려가 수치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3월 물가가 전월 대비로는 0.5∼0.6%, 전년동월대비로는 2%대 후반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는 전달보다는 0.5%,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2.6% 올랐다. LG투자증권의 윤항진 연구위원은 "소비자물가가 예상대로 나올 경우 채권 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이 3%를 넘을 경우 금리 하락세는 중단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28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건수, 지난해 4/4분기 실질GDP 확정치, 뉴욕 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 시카고 구매관리자(PMI)지수 등이 발표된다. 미국 채권 금리에도 경기 회복 추세가 선반영, 이들 지표의 호조로 최근의 단기 하락 추세가 반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