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위기 이후 금융 리스크의 측정과 관리는 국가적 주요 과제로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소개된 리스크관리 이론들은 위험을 의미하는 변동성(volatility)의 개념을 너무 단순화해서 실제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당면한 금융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금융 자산의 수익률이 정규 분포를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금융시장이 내재적인 불안정성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러한 의문은 더욱 커지게 됐다. 예를 들어 시장위험을 측정하는 대표적 방법인 'VaR 기법'은 정상적인 시장조건하에서 잠재적인 손실을 추정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실제로 리스크 관리에 적용하는 데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VaR 기법으로는 금융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충격의 규모와 빈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 실무자들은 위험을 정확히 측정 관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기존 리스크 관리 이론의 오류와 수정 방안은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 리스크'(조하현·이승국 지음,세경사,2만5천원)는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는 책이다. 기존의 리스크 관리 방식이 금융 리스크를 주어진 것으로 간주하는 데 비해 이 책은 관심 있는 금융 변수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기초해 측정되는 금융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모형과 방법론을 제기한다. 또 기존 금융 이론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할 방안도 제시한다. 저자는 이같은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금융 리스크의 명확한 정의와 현재 위험 측정을 위해 쓰이는 변동성측정 모형의 특징 및 문제점을 살펴보고 금융시계열의 주요 특징들을 모형화할 수 있는 새로운 변동성측정 모형을 제안한다. 또 시장위험 측정 및 관리기법인 자산부채관리기법(ALM)과 VaR 측정기법 및 이 기법들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도 논의한다. 특히 중앙은행의 지불능력(solvency)을 분석할 때 VaR에 기반한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아울러 시장위험에 초점을 맞춘 기존 리스크 모형들의 한계를 인식하고 신용 리스크를 측정 관리할 수 있는 선진 금융기관들의 모형을 제시한다. 시장위험과 신용위험을 결합한 방법들이다. 또 최근 통계학과 계량경제학의 발전에 기반한 새로운 리스크 측정기법들도 소개한다. 신경망 기법,인공지능 개념에 기초한 유전자 알고리듬,스펙트럼 분석과 시계열 분석의 장점을 포괄하는 소파장 이론 등의 응용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