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1:55
수정2006.04.02 11:58
"GIS가 뭡니까. 그런데 회사이름이 왜 캐드랜드인가요"
지리정보시스템(GIS)업체인 캐드랜드(www.cadland.co.kr)의 윤재준 대표(60)가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심심찮게 듣는 질문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지리정보시스템 자체가 낯선 데다 회사이름마저 설립초기에 잠시 취급했던 캐드(CAD·설계자동화)에서 따 온 터라 설명할 때마다 여간 애를 먹지 않는다.
윤 사장은 "지리정보시스템은 디지털화된 지도를 활용해서 우리 일상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며 "월드컵을 앞두고 외국인을 위한 민박집 지리정보,특정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복권판매소 찾기 등 용도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캐드랜드는 국내 GIS솔루션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지난해에는 1백23억원의 매출에 14억4천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으며 민간수요의 증가로 오는 2005년에는 5백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길 10년=캐드랜드는 올해로 GIS사업에만 전념한 지 만 10년째를 맞는 1세대 업체다.
지난 92년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 당시에는 사업을 할만한 변변한 자료조차 없었다.
무엇보다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기본 디지털 지도조차 없는 현실이었다.
하지만 사업확장 기회는 뜻밖게도 대형사고 이후에 생겨났다.
95년 아현동가스폭발사건,대구지하철폭발사건 등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상하수도와 가스배관 등을 디지털지도에 담는 GIS사업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95년부터 5년 동안 진행된 NGIS(국가지리정보시스템) 사업이 바로 그것.국내 모든 지리정보를 디지털화한 NGIS사업이 끝나자 일찌감치 이 분야에서 실력을 닦아온 캐드랜드에 주문이 쇄도했다.
통계청 등 15개 정부기관과 19개 지자체 등 6백여개 단체에 GIS와 응응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GIS 기술교육의 전도사=국내에서 유일하게 GIS교육기관을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지난 92년부터 문을 연 이 회사의 GIS전문 교육센터를 거쳐간 졸업생은 지금까지 3백여명의 대학교수를 포함,총 4천5백여명에 달한다.
교육센터 운영초기에는 주로 GIS소프트웨어 구입자를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졌으나 명성이 알려지면서 정부부처 및 자치단체 등의 관련 공무원들도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해외 솔루션에 대한 비판=캐드랜드의 GIS솔루션은 미국 ESRI사의 솔루션을 국내환경에 적합한 솔루션으로 전환한 것이다.
ESRI사는 세계 GIS시장의 34%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다.
캐드랜드는 ESRI사와 각각 75%,25%씩 투자한 한국에스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긴 하지만 자체 솔루션이 아니라는 데 대해 일부 비판이 없는 건 아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컴퓨터 제조사들이 핵심 CPU는 외산을 쓰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중요한 것은 국내 환경에 적합한 응용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반박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