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박희정(22)이 상큼한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 중인 박세리(25·삼성전자)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박희정은 29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에서 열린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백50만달러)에서 첫날 버디 5개,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박세리는 2오버파 74타를 기록,공동 23위에 머물렀다. 시즌 개막전인 다케후지클래식에서 공동 3위에 올랐던 박희정은 미국 무대 데뷔 3년 만에 처음 출전한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가 생소하고 92명의 출전선수 중 8명만 언더파를 기록할 정도로 깊은 러프와 강한 바람이 괴롭혔지만 막판 17,18번홀 연속 버디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희정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어제 드라이버와 퍼터를 바꿨는데 드라이버샷은 처음 몇개 홀에서 애를 먹었으나 퍼트는 너무 잘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총 퍼트수는 27개였다. 지난해 윌리엄스챔피언십 우승으로 부쩍 성장한 박희정이 끝까지 선전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박세리는 손목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듯 많은 보기를 기록했다. 2번홀(5백4야드)에서 '칩인 이글'을 잡았으나 이후 버디 1개,보기 5개로 오버파를 기록했다. 페어웨이에 떨어진 티샷이 14개홀 중 5번에 불과할 정도로 드라이버샷이 난조를 보였다. 그러나 선두와의 격차가 5타에 불과하고 4라운드 경기여서 아직 우승을 노려볼 만하다. 단독 선두는 3언더파 69타를 친 리셀로테 노이먼(36·스웨덴).노이먼은 대회가 열리고 있는 미션힐스CC 명예회원으로 다른 선수들보다는 코스에 익숙한 편이다.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애니카 소렌스탐(32·스웨덴)은 박희정과 함께 공동 2위에 랭크됐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관심사는 특별 초청 케이스로 출전한 한국계 쌍둥이 자매 송나리와 아리(15).지난 2000년 이 대회에서 공동 10위에 오르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송아리는 이날 1언더파 71타를 치며 다시 한번 돌풍을 예고했다. 나리는 4오버파 76타로 공동 52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부진으로 절치부심했던 장정(22·지누스)은 이븐파 72타로 공동 9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김미현(25·KTF),박지은(23),펄신(35)은 3오버파 75타로 캐리 웹(28·호주)과 공동 40위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박세리처럼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39세의 동갑내기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와 메그 맬런(미국)도 공동 40위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