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디어의 후폭풍을 조심하라' 증권사 투자정보팀은 요즘 비상이다. 검찰이 투자를 받는 대가로 산업은행 관계자에게 뇌물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제2의 장미디어' 우려가 있는 종목찾기에 한창이다. 한 증권사 투자정보팀 관계자는 "혹시나 있을지 모를 불똥을 피하기 위해 증권사들 모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장미디어의 한파로 최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던 코스닥 단기 급등 종목들의 주가에도 제동이 걸렸다. 골드뱅크의 주가조작사건까지 겹쳐 정부가 벤처비리 척결과 동시에 주가 조작문제에도 손을 댈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뇌물이나 작전 등은 기업 신뢰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의심이 가는 기업은 단기적으로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힘빠진 급등주=이달 들어 11번의 상한가와 함께 주가가 4배 가까이 올랐던 에이디칩스는 장미디어 대표이사가 구속된 지난 28일 하한가로 돌변한 데 이어 29일에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2개월 동안 주가가 2배 이상 뛴 씨엔씨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8일 주가가 9% 급락한 데 이어 29일엔 1%대 상승에 그쳤다. 특히 이날 거래량은 82만주로 17일 만에 처음으로 1백만주를 밑돌았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2만원선을 돌파했던 에스피컴텍은 이틀 연속 제동이 걸리며 1만8천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 27일까지 3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펼쳤던 한국트로닉스는 상승탄력이 크게 둔화되며 최근 이틀 간의 상승률이 1~2%에 불과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장미디어와 골드뱅크 사건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기관투자가와 큰 손들이 일단 숨을 죽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산업은행 투자종목은 요주의대상=산업은행의 투자종목도 요주의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증권사 투자정보팀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자금이 들어가 있는 기업을 따로 가려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산업은행으로부터 출자받은 기업들이 모두 '장미디어류(類)'종목은 아니지만 만의 하나 생길지도 모르는 위험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K모 벤처금융 업체 관계자는 "코스닥기업 중에는 교육 업체인 K사,서버생산 업체인 H사,통신장비 업체인 O사,전자화폐 업체인 C사 등이 산업은행 출자기업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K사는 28일 하한가로 떨어진 데 이어 29일에도 약세를 보였으며 C사도 지난 28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나쁜 소문 때문에 주가가 단기 급락한 종목은 소문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주가가 바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오히려 매수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