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은 유사 이래 인류의 꿈이다. 실제 인간의 수명은 계속 연장돼왔다. 2000년 한국인의 수명은 남자 72.1세, 여자 79.5세로 30년 전보다 13세이상 늘어났다. 세계에서 평균수명이 가장 긴 일본의 경우 남자는 77.7세,여자는 84.6세다.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건 유전적 요소,공기ㆍ물 같은 자연환경,식습관,생활방식 등 다양하다. 아이슬란드 생명공학업체 드코드 제네틱스사에선 지난해 '메수셀라'라는 장수유전자를 찾았다고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유전적 요인보다 자연과 생활습관등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직업 또한 수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통설이다. 원광대 김종인 교수팀은 지난해 1963∼2000년 일간지 부음기사를 바탕으로 11개 직업의 평균수명을 조사했더니 종교인(79.2세) 정치인 연예인 교수가 오래 살고,작가 체육인 예술가 언론인(64.6세)이 일찍 세상을 떠난다고 밝혔거니와 이번엔 삼육대 천성수 교수가 다시 고위관리직의 수명이 가장 길고,농어업직의 수명이 짧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천 교수에 따르면 고위관리직 다음은 기능ㆍ기계직,기술직,전문직,단순노무직,판매ㆍ서비스직,사무직 순이었으며 특히 백수로 지낸 남성의 평균수명은 60.7세로 일한 사람보다 14.4년이나 짧았다고 한다. 원광대 김 교수의 분석에선 언론인은 암,작가는 심장질환,연예인이나 예술가는 간질환 및 위장병으로 인한 사망이 많았다는 내용도 나왔다. 전문직과 사무직은 심장질환,세일즈맨은 암,농업 광공업은 관절염ㆍ디스크 등이 많다는 보험개발원의 입원환자 분석과도 맥을 같이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천 교수의 연구결과는 그래도 노는 편보다는 일하는 쪽이 장수의 비결임을 알려준다. 편안한 노후가 오히려 수명을 줄인다고 하거니와 실제 1백세 이상 장수노인이 수두룩한 일본의 오키나와나 미국에서 평균수명이 가장 긴 유타주의 경우 노인들의 노동시간이 많다고 한다. 결국 골고루 조금씩 먹고 적당히 운동하는 등 규칙적 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게 최선인 셈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