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모바일 오피스"(mobile office,이동사무실)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그룹 차원에서 모바일 오피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오피스란 PDA(개인휴대단말기)나 노트북PC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Anytime,Anywhere) 회사망에 접속,필요한 정보를 내려받거나 올릴 수 있게 하는 업무환경.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나면 굳이 회사에 들어가지 않고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현장으로 출근하고 현장에서 퇴근하면 그만이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모바일오피스를 활용해 업무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농심과 삼성캐피탈을 꼽을 수 있다. .............................................................. 2년 연속 기업정보화대상(금융부문)을 받은 삼성캐피탈은 현장 경쟁력이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금융소매업체인 이 회사는 고객과의 상담은 물론 대출심사와 계약서 입력까지 현장에서 처리한다. 굳이 회사에 들어가 데이터를 입력하고 결재가 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모바일오피스를 구축해 활용하고 있어서다. 삼성캐피탈은 2000년 6월 "디지털 오피스"를 구축했다. 노트북PC로 회사 기간망에 접속,각종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첫해에는 영업사원과 심사사원 5백여명에게 "디지털 오피스"가 깔린 노트북을 나눠줬다.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이에 지난해와 올해 계약직인 대출상담사들에게도 노트북을 지급,"디지털 오피스"이용자를 1천여명으로 늘렸다. 이 회사 외근 사원들은 고객을 만나면 우선 노트북을 켠다. 노트북의 "모바일 오피스"를 열어놓고 상담을 시작한다. 자동차를 사기 위해 2천만원을 대출받고자 하는 고객이 있다고 치자.삼성캐피탈 사원은 몇가지 대출상품을 노트북에 띄워놓고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권한다. 고객이 상품을 고르고 나면 즉석에서 고객의 기본정보를 입력하고 신용한도를 확인한다. 이어 고객이 자필로 서명한 약정서를 입력하고 회사측에 심사를 의뢰한다. 현장에서 올린 약정서는 리얼타임으로 지점장 책상 위에 있는 모니터에 뜬다. 대출 결재는 빠르면 1,2분,늦어도 한두시간이면 떨어진다. 예전에는 해질 무렵 회사에 들어가 고객정보와 약정서를 입력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꼬박 하루가 지나서야 결재가 떨어지곤 했다. 서울 본사에는 무선랜을 깔았다. 그 결과 본사가 입주해 있는 빌딩 어느 층이든 노트북을 들고 가 IP(인터넷 프로토콜)를 바꾸지 않고도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태스크포스팀이 나가 있는 인근 빌딩에 가서도 IP 변경 없이 노트북을 그대로 쓸 수 있게 했다. 회의 직전 자료를 수십장씩 복사해야 하는 불편이 말끔히 사라졌다. 삼성캐피탈의 경영실적은 최근 2년간 급격히 좋아졌다. 1999년 71억원이던 지점당 매출은 2000년에는 1백24억원,2001년에는 2백22억원으로 급증했다. 캐피탈업계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26.0%에서 36.8%,44.8%로 급상승했다. 모바일 오피스 도입이 이같은 경영실적 호전에 한몫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