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이 중국 러시아 인도 등지의 우수인력 확보에 눈을 돌리고 있다. 31일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중국 러시아 인도 베트남 등 4개국의 대학생 수재 1백명을 확보하기로 했다. 삼성은 일류 대학에서 과학기술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최우수 학생을 선발,학비와 생활비는 물론 해외유학비용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중국의 경우 베이징 칭화대를 비롯한 4개 대학,러시아는 모스크바대를 포함한 2개 대학 등 일류 대학들이 대상학교로 선정됐다. 삼성은 선발된 학생들을 삼성의 연구소에서 교육시켜 향후 한국및 삼성에 친숙하도록 만들 계획이지만 지원의 대가로 의무적으로 삼성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은 붙이지 않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최우수 인력을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이들 나라의 수재들을 미리 발굴해 지한파(知韓派)로 만들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최우수 인력들은 미국 등 선진국에 유학하고 나면 스카우트하기가 쉽지 않다"며 "국제시장에 노출되기 전에 미리 확보하자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지난 93년부터 96년까지 이같은 해외우수인재 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하다가 외환위기로 중단했으나 올해부터 이를 재개하는 것이다. 삼성은 지금까지 2백여명의 해외인력을 선발 및 지원했다. LG와 SK 등에서도 선진국 이외 국가의 우수인력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러시아 인도 중국 출신 과학기술인력을 1백명 가까이 확보해 활용하고 있다. 인도출신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인력 40여명이 홈네트워크등 가전분야에 투입돼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 출신 연구인력도 각각 40명과 10여명에 달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력채용은 연구개발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의 경우 인도 출신 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에서는 SK(주)가 중국의 생명공학연구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상하이에 신약연구소를 설립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