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도입한 지주회사제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주회사 도입을 계기로 불투명했던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LG그룹의 예는 '지주회사'라는 제도가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새로운 대안이될수 있다는 점을 대변해 준다고 말 하고 있다. LG그룹 계열사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와 향후 전망 등을 짚어본다. ◇ 재평가 진행중 =증시 전문가들은 LG그룹이 지난해 단행한 'LG화학의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의 분할'을 재도약의 계기로 평가한다. 현재 LGCI(지주회사)와 LG화학 LG생활건강(사업회사)의 시가총액은 5조원으로 분할 전인 1년 전의 1조2천억원보다 무려 4배 이상 늘어났다. 4월1일 분할되는 LG전자의 시가총액도 3월말현재 6조9천8백억원에 달했다. 작년 11월 분할및 지주회사 설립 방침을 발표할 당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2조7천억원이었다. LG그룹 계열사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 99년과 2000년, 대주주와 자회사 간의 비상장주식 거래로 시장의 신뢰에 흠집을 냈기 때문이다. 대주주 일가가 계열사로부터 LG홈쇼핑 1백64만주를 주당 6천원에 인수한데 이어 LG화학은 대주주로부터 LG칼텍스정유(1백18만주)와 LG유통(1백64만주)을 주당 11만원과 15만원에 사들였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관련 주식의 투매현상까지 벌어졌다. 지난 2000년말에는 IMT-2000 비동기식 사업자선정에서 탈락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 투명성과 지주회사제도 =지주회사의 출범은 무엇보다 지배구조가 투명해진다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사업회사는 계열사 출자 부담을 덜 수 있다. 공정거래법에 의해 사업회사는 사업연관성이 75% 미만인 사업에는 출자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사업회사 관리와 출자는 지주회사가 전담하게 된다. 또 대주주는 지주회사 운영에 참여하고 사업회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경영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지주회사는 수입을 배당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향후 사업회사의 배당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특히 한 계열사에 경영위기가 생겨도 다른 계열사로 전가되지 않는 방화벽 효과도 있다. 자금의 외부 유출가능성도 줄어든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개인 대주주와 계열사 간의 얽히고 설킨 지배구조로 인해 회사이익이 내부거래를 통해 다른 계열사 혹은 대주주에게로 유출될 수 있었으나 이를 사전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향후 전망 =4월 1일 전자계열사가 중심이 된 LGEI가 돛을 올리는데 이어 2003년중 LGCI와 LGEI가 합쳐 LG홀딩스(가칭)가 만들어지게 돼있다. LG홀딩스는 LG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완결판이다. 증시전문가들은 LG홀딩스로의 이전과정에서 사업회사의 주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지배구조 투명화'란 호재 외에도 LG그룹이 전자 화학 등 경기민감업종에서 경쟁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회복에 따른 실적개선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이 심해질 수도 있다. 지주회사화 과정에서 대주주와 지주회사 사업회사 간의 지분 변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에서 분리되는 LG전선과 매각대상인 에너지관련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 포함될 수 없는 금융사(LG투자증권 LG카드) 등에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질 공산이 높다. 지주회사의 주가는 과거 사례가 없는 만큼 예측도 힘들다. 지주회사는 특히 지주사 요건을 채우기 위해 설립후 2년 안에 자회사 지분(상장사 30%, 비상장사 50%)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증자나 공개매수의 가능성이 큰 만큼 주가 변동도 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지주회사제가 LG그룹의 계획대로 성공한다면 장기적인 주가 전망은 좋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