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반탄력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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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해야 할 변수가 많아졌다.
증시를 둘러싼 국내외 여건이 급변하면서 '나무'보다는 '숲'을 파악할 수 있는 넓은 시야가 요구되고 있는 것.
해외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국내에서는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증시 내부에서는 펀더멘털 개선이라는 호재와 벤처비리 확산이라는 악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수출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연이어 불거지는 비리 관련 기업에 대한 검찰조사설은 '신뢰성'에 타격을 가했다.
'잔인한 달' 4월을 맞은 증시는 추가 조정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수급장세를 이끌어 온 기관이 매수차익거래 청산에 나서며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을 나타내고 있다.
일정부분 현금비중을 확대하면서 지지선 형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1차적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의 '반탄력'에 관심을 두고 수출관련주에 대한 저가매수 시기를 탐색하자.
◆ 수급악화, 지지선 타진 = 풍부한 유동성과 펀더멘털 개선이라는 두 축으로 6개월 연속 양봉을 만들어 낸 종합지수가 긴 음선을 드리우며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코스닥지수는 5% 이상 속락했다.
수급과 심리가 망가지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 기관은 종가 관리가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알리기라도 하듯 매도공세를 퍼부었다.
1일 5,000억원이 넘게 출회된 프로그램 매도 물량중 차익이 1/3, 비차익이 2/3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닷새 연속 콘탱고를 유지하던 시장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으로 전환했다.
4월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여전히 1조원에 달하는 매수차익잔고가 청산될 기반이 조성된 셈이다. 최근 증시 수급장세를 이끌어 온 '수급'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종합지수는 지난해 미국 테러 사태 이후 강력한 밑변을 확인해 준 20일선에서 지지력을 테스트할 전망이다. 867선에 걸려 있는 20일선은 일시적으로 무너지더라도 대기매수세와 실적기대를 받아 복귀할 공산이 크다. 조정폭이 깊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 삼성전자 '버티기' = 이날 증시의 체감 기온은 지수 하락폭보다 훨씬 썰렁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이틀 연속 오르며 연중 고가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4분기 실적이 증시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게 나올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외국인은 관망세 속에서도 이틀째 삼성전자 지분을 확대했다.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 안정 기대, 대만 강진으로 인한 반사이익 등도 강세를 지원했다.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탄력적인 움직임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 버팀목 역할을 담당할 지가 주목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현 주가 수준이 이미 지난 분기 실적을 선반영한 부분이 있고, 또 D램 가격이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버팀목에 더해 반등의 선두에 서기를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전자 추세로 지수관련주에 대한 저가 매수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3월 수출이 바닥을 친 것으로 분석되고 이달중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수출관련주에도 관심을 놓지 말아야겠다.
◆ 중동위기 등 외부변수 점검 = 전쟁위기, 총파업, 검찰조사 등 '통제 불가능한' 증시 외적인 변수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국내외에서 들리는 뉴스가 중요한 이유다.
국내에서 민주노총은 총파업에 돌입한다. 장기화되고 있는 발전 노조 파업에 현대차, 대한항공 등 민간기업이 동조키로 한 것. 정부도 강경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파업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경우 투자심리는 물론 관련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장미디어에 이어 잇따라 터지고 있는 코스닥기업들의 검찰조사설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뉴욕증시가 엔론사태로 허덕이고 있는 사이 '체질개선'을 외치며 독자행보를 지속해 온 터라 구제적인 혐의가 드러나면 파장은 더욱 커지겠다.
해외에서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공세를 취함에 따라 중동사태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전쟁관련주가 급등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반영했다. 단기적으로는 심리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전면전으로 확산될 경우 여파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월요일 뉴욕증시가 부활절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3월 자동차 판매, 2월 건설지출, 3월 ISM(공급관리기구) 제조업 지수 등이 발표된다. 2월과 같은 54.7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ISM지수가 두달 연속 호조를 가리킬 지가 관건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