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분양가 규제가 해결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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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아파트 분양가를 지나치게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은 건축허가를 받은 후 분양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서울시가 추진하는 모양이다.
사업승인 때 해당구청이 분양가 과다인상을 자제시키고 그래도 안되면 국세청에 통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조치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두고 봐야겠지만 주택건설업체 입장에서 볼 때 행정지도를 통해 사실상 분양가를 규제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나친 규제가 모처럼 살아난 주택경기를 위축시킬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건교부도 그다지 적극적이진 않다.
집값안정과 부동산투기 단속의 당위성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다.
그리고 분양가 자율화 이후 지난 2∼3년동안 분양가가 지나치게 많이 올랐고 이것이 다시 집값상승을 부추긴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분양가를 다시 규제해야만 하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지 않다.
과거 원가연동제 시행 때 겪었듯이 모든 종류의 가격통제에는 많은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집값을 안정시킬 목적이라면 행정지도를 통한 분양가 규제보다는 분양가 공개와 아파트 후분양제 시행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시민단체들의 주장대로 분양가를 공개해 수요자들이 적정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것이 시장자율 원칙에도 맞다.
물론 주택수급 불균형이 심한 경우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오피스텔은 물론 아파트에도 후분양제를 시행할 경우 소비자 선택범위가 넓어지는 것외에도 여러가지 부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실시공과 미분양사태 방지,소비자 금융부담 경감,주택경기과열 예방 등이 그것이다.
현행 선분양제도는 관치금융 시절 주택건설업체의 금융부담을 덜어줘 주택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그러나 지금은 은행들이 서로 주택담보대출을 주겠다고 경쟁하고 있으니 채산성만 있으면 은행들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금융부담으로 인한 주택공급 감소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주택보급률이 1백%에 육박하는 만큼 이제부터라도 마구잡이식 주택건설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부실업체가 시공중에 도산할 경우 발생하는 사회문제 방지와 함께 건실한 업체의 분양보증 부담도 덜 수 있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정부당국은 지자체와 상의해 분양가 공개와 아파트 후분양제 시행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