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미국 현지공장 건설부지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로 최종 결정됐다. 현대자동차는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몽구 회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고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현지공장을 건설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올해부터 2004년까지 10억달러(1조3천억원)가 투입되는 미국 공장은 약 1천6백에이커(1백96만평) 규모로 세워진다. 연산 3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오는 2005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생산 차종은 뉴EF쏘나타 후속모델인 NF(프로젝트명)와 싼타페 후속모델 등으로 정해졌다. 김동진 사장은 "앨라배마주가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노동력이 풍부한데다 공장입지 조건도 좋고 신공장에 대한 각종 세제 혜택 등 최고의 투자 환경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16일 미국 현지에서 정 회장과 김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현대차는 현지공장 설립으로 2천여명의 직접 고용 창출 효과와 함께 부품 공급업체 등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 5천여명의 추가 고용 효과를 미국측에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했다. ◇앨라배마 선정 배경=현대차는 지난달 그동안 경합한 벌였던 오하이오주 조지아주 등을 탈락시키고 앨라배마주와 켄터키주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켄터키주는 최종 선정을 앞두고 1억2천만달러 이상의 유인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그러나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엔진공장이 앨라배마시에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을 들어 입지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해외 현지공장 설립 본격화=현대차는 올 하반기에도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중국 베이징 근교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자동차(北京汽車工業控股有限責任公司)와 합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 이어 상반기 안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국 공장에서 2005년 20만대,2010년 50만대의 승용차를 생산할 방침이다. 기아차도 최근 중국 둥펑자동차 및 위에다 그룹과 합자계약을 맺고 2004년까지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10년에는 생산규모를 50만대까지 늘려 현대차와 함께 중국에서 총 1백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을 겨냥해 내놓는 월드카 등을 생산할 유럽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또 현재 10만대 선인 인도 첸나이 공장도 생산 규모를 5월까지 15만대,2005년까지 20만대로 늘려 아시아·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다. ◇'글로벌 톱 5' 진입을 위한 전략=현대·기아차는 현재 3백만대 규모인 연간 생산능력을 2005년 4백만대,2010년 5백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려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글로벌 톱 5)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07년까지 세계 10위권의 품질을 달성하고 2005년까지 부품 모듈화율을 36%까지 높여 생산성을 30% 가량 향상시킬 계획이다. 조일훈·강동균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