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밥솥 시장은 가전시장으로서는 드물게 국내 대형 가전업체들이나 외국업체들이 맥을 못쓰는 분야다. 성광전자(대표 구자신)가 생산하는 기능성 전기압력밥솥 쿠쿠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성광전자는 지난 1998년 이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은 이레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최근 1~2년간 시장점유율은 35~40%에 달했다.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제품개발과 영업,철저한 사후서비스가 낳은 결과다. 성광전자가 창립된 것은 지난 1978년.이후 20여년간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에만 매달려왔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닥치자 OEM물량은 절반으로 줄었다. 결국 생존을 위해 독자브랜드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쿠쿠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성광전자는 현금거래원칙과 철저한 사후서비스를 원칙으로 세웠다. 한 대를 팔아도 세금계산서를 확실히 챙기고 현금을 내야만 거래를 했다. 사후서비스는 현장방문을 통해 기존 업체와 차별화했다. 자체 서비스센터를 갖추고 직접 찾아가 수리를 해줬다. 고객이 물건을 가지고 올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신고만 하면 달려갔다. 마케팅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했다. 성광전자가 투입하는 광고비는 연간 50억원선.이를 통해 주부들이 쿠쿠 브랜드를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었다. 철저한 품질관리 역시 성공을 뒷바침했다. 단계별로 검증시스템을 가동해 모든 제품에 일련의 검사과정을 거치게 했고 불량률을 0.5% 이하로 낮췄다. 성광전자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모델인 "쿠쿠 1H전기압력밥솥"을 내놨다. 이 제품은 자동 증기배출장치,뚜껑 체결감지 스위치,잔류 압력 제거장치,과열 방지 퓨즈 등 8중의 안전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압력밥솥은 위험하다"는 인식을 해소시켰다. 기존의 열판 방식에서 전자유도 가열방식을 채택해 정교한 열량조절이 가능해졌다. 이밖에 전기밥솥을 넘어서 갈비찜 삼계탕 떡 등 다양한 조리가 가능한 조리기 역할을 하게 했다. 요즘 인기있는 건강식 잡곡밥 야채밥 등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주부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이는 제품이다. 누구나 대형 LCD창과 음성안내기능으로 쉽게 현재상태나 경고내용를 보고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메뉴를 한번의 버튼 조작으로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다. 밥솥에 이동용 바퀴를 달고 본체에 미끌림방지장치,내솥에 내열손잡이를 채택했다. (055)380-0800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