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위기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등 세계경제에 주름살이 생기고 있다. 국제 유가와 금값은 전날에 이어 2일에도 급등세를 이어갔고 미국증시에서도 중동긴장 고조가 악재로 작용,나스닥 지수를 지난 3월1일 이후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원유공급 차질이 우려되면서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5월 인도분은 장중 한때 배럴당 28달러를 돌파한 뒤 전날보다 3.1% 오른 27.71달러에 마감됐다. 지난해 9월17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 국제원유거래소에서도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이 1.74달러(6.7%)나 급등한 배럴당 27.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전미석유협회(API)의 재고증가 발표로 3일 장외거래에서 떨어졌지만 일시적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유가급등은 미국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돼 미 증시의 하락세를 이끌어냈다. 특히 이라크가 이스라엘의 우방국인 미국 등에 석유공급을 제한하자는 제안을 한데 대해 이란이 "석유를 경제무기로 사용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화답하면서 불안감을 부추겼다. 2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0.5% 내린 10,313.71, 나스닥지수는 3.1%나 빠진 1,804.40으로 마감됐다. 달러화 가치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가급등과 중동사태에 대한 미국개입 불안감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한 달러가치는 유로당 87.90센트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이날 달러당 1백33엔 초반에 형성됐던 엔화에 대한 달러가치는 3일 1백32엔대로 떨어졌다. 유가급등에 따른 증시침체 우려로 도피자금이 금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국제금값은 2년만의 최고치로 급등했다. 2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6월 인도분 가격은 온스당 3백7달러를 기록,200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났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중동 위기가 '유가급등-기업 수익성 악화-증시침체-증시자금의 금 시장으로 이동-증시침체 가속화-미 경기회복 지연'으로 이어져 세계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복병으로 등장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