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상승동력을 상실하며 87대로 밀렸다. 개인이 나홀로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 공세 앞에서 무력했다. 하나로통신-두루넷 합병 결렬, 코스닥 비리사건 등 악재가 다시 영향력을 발휘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개인 매수에만 의존하는 수급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적극적 시장참여가 부담스런 모습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량한 지수관련주에 대한 순차적 저점매수 전략은 유효하나 시장 분위기 전환시까지 느긋한 시장대응이 유리해보인다. 3일 코스닥지수는 87.87로 전날보다 0.55포인트, 0.62% 내렸다. 장중 89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장후반 하나로통신 급락 충격이 컸다. 업종별로 운송, 의료정밀, 정보기기 등의 하락폭이 컸고 출판매체, 기계장비, 건설 등은 강세를 보였다. 하락종목이 425개로 상승 306개보다 많았고 상한가 종목이 33개로 일부 개별종목은 비교적 활발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51억원과 145억원 순매도했고 반면 개인은 550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기관은 지난 3월13일 이래 16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지속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4억2,972만주와 2조2,870억원으로 전날과 비슷했다. ◆ 대형 통신주 등 지수관련주 약세 = 하나로통신 악재와 접속료 조정 여파로 대형통신주가 동반 하락하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최근 낙폭이 컸던 일부 종목을 제외하곤 시가총액 상위종목 움직임이 대부분 부진했다. KTF, 국민카드, LG텔레콤, 휴맥스, 하나로통신, 엔씨소프트, LG홈쇼핑, CJ39쇼핑, 아시아나항공 등이 내렸다. 특히 하나로통신은 장중 8% 이상 급락하다 막판 5% 대로 낙폭을 줄였다. 반면 강원랜드, 기업은행, SBS, 씨엔씨엔터, 유일전자 등이 오르며 낙폭 축소에 기여했다. 흥구석유, 중앙석유 등이 유가강세로 동반 상승했으나 개장초보다 상승폭을 크게 줄였다. 쌍용건설, 특수건설 등이 동반 상한가에 오르는 등 건설주로 순환매가 유입됐다. 솔고바이오, 벤트리, 대성미생물 등 바이오주도 강세를 보였고 마니커, 한국아스텐, 도드람b&f 등 구제역 수혜주도 관심을 모았다. 대신정보통신이 엿새째 상한가 행진을 벌인 반면 엔터원은 관계사 대규모 손실 반영으로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 지지선 확인 필요 = 수급불안과 모멘텀 부재로 허약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나스닥시장 급락, 유가급등 등 해외악재에다 각종 벤처비리와 퇴출요건 강화 등이 겹쳐 돌파구 모색을 어렵게 하고 있다. 1/4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아 당분간 소극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외국인 통신주 매도가 이어질 경우 분위기 호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하락세가 언제 멈출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이며 일단 86~87선 부근에서 지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연구원은 “지수관련주에 대한 성급한 비중확대를 자제하고 인기 테마 내에서도 선도주 종목 중심의 대응이 요구된다”며 “2월 신규등록주가 실적과 재무안정 검증을 거쳐 등록된 경우가 많아 현 장세에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기업가치상으로는 큰 우려가 없지만 하나로와 두루넷 합병 결렬 충격이 컸다”며 “개인 말고는 외국인 매도를 받쳐줄 세력이 없어 수급이 깨진 점과 통신주 약세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이동우 연구원은 “최근 벤처비리 악재가 지속됐고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져 부담스럽다”며 “그러나 상승추세가 유지된 가운데 악재 영향력이 차차 줄고 있고 거래소 강세에 따른 지수 따라잡기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