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종합기술원이 개인별 기술역량을 단계별로 평가해 보상하는 연구소형 '차원관리'인사시스템을 도입,올부터 실시한다. 국내 민간연구소들 가운데 기업의 기존 인사시스템이 아닌 연구소형 인사제도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원관리란 미국의 GE 등에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삼성종기원 내 45개 기술그룹별로 요소기술과 향후 확보해야 할 기술분야를 정의해 8차원으로 나눠 분류한 후 연구자 개개인을 기술역량 확보수준에 따라 각 차원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1차원은 해당기술 분야 기초지식을,4차원은 그룹 내에서 기술력을 리드하는 수준을,8차원은 해당기술 분야에서 역사적으로 인정받는 기술능력을 각각 확보한 것이다. ◇도입 배경=업적이나 프로젝트 위주의 기존 연봉체계로는 연구소 기술역량을 제대로 축적하기 힘들다는 게 배경이다. 이형배 인사파트장은 "개별 프로젝트 중심으로는 기술축적이나 연구자 역량관리를 일관되게 하기 힘들다"며 "차원관리로 개인은 물론 조직의 기술역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손욱 삼성종기원 원장은 2년 전부터 해외를 돌며 벤치마킹 대상을 물색,GE와 일본 메이남(名南)의 연구소 인사제도를 참고해 차원관리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차원관리란="차원관리와 기존 방식간 가장 큰 차이점은 직급이나 업적이 기준이 아니라 개인의 기술역량을 최고가치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형배 파트장은 "업적이 없어도 창의성 등 미래 기술역량이 뛰어나면 높은 차원에 배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내부 스태프부서를 제외한 모든 연구부서 연구자들의 기술역량을 평가해 해당차원을 부여할 계획이다. 연구자 개인의 기본 연봉도 직급이나 업적보다는 몇 차원이냐에 따라 결정할 방침이다. ◇평가과정은=차원평가는 2단계로 나뉜다. 1차는 그룹 내 연구자들간 공동평가이고 2차는 그룹장 평가다. 전체 연구원을 대상으로 1차평가한 결과 최고단계는 6차원으로 6명이 해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6차원이면 세계적 학회의 리더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독창적 기술을 제시할 수 있는 5차원에는 20여명 정도가 해당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기원 관계자는 "석사를 마치고 곧바로 입사한 연구원의 평균은 1.8차원 정도이고 박사출신 신입연구원은 3차원 정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어떤 장점들이 기대되나=연구소 전체의 기술역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자 개개인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도 있다. '필요한 기술분야의 몇 차원 연구자'만 지정하면 가장 효율적인 팀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