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확실시되는 후진타오(胡錦濤)국가부주석이 현재의 최고지도자들로부터 견제를 받는등 중국내 권력투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자칫 오는 9월 제16기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시작으로 이뤄질 권력교체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중국관영 인민일보는 최근 후진타오의 권력기반으로 알려진 공산주의청년단 산하단체가 아동보호 등에 쓰게 돼 있는 자선기금을 부동산 및 주식투자등에 전용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4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뒤를 이을 것이 확실시되는 후 부주석을 흠집내기 위한 세력들이 스캔들 보도의 배후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중 차기 지도자 신분으로 미국을 방문하게 돼 있는 후 부주석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스캔들을 터뜨린 배후로 권력서열 1,2위인 장 주석과 리펑(李鵬)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지목했다. 장 주석은 최근 공산주의청년단 계열 중국청년보가 여론조사를 인용,제4세대 지도부로 모든 권력이 완전히 승계돼야 한다고 주장한 기사를 실은 것에 대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의 제3세대 지도부에서 국가주석,당총서기,인민해방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 3개 요직을 차지한 최고지도자 장 주석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게 중국 정가의 정설이다. 일각에서는 장 주석이 당총서기직도 후 부주석에게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빈껍데기인 국가주석직만 후 부주석에 물려 준다는 것이다. 후 부주석을 견제한 또 다른 세력으로 리 위원장 진영이 꼽힌다. 후 부주석이 공개적으로 중국정부와 공산당을 개혁해야 한다고 천명해온 것을 못마땅해한 리 위원장은 최근 중국청년보가 게재한 '부패한 부인들'이라는 기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이 기사를 리 위원장의 부인을 겨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 주석과 리 위원장은 또 권력승계 이후 자신의 2세등과 연루된 스캔들이 불거질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4세대로 권력을 완전히 넘기기에는 심적인 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