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으로 미래 수익력을 높인다' 4월부터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보험사들의 올해 경영 화두는 어떤 경영환경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는데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지난해 예상밖의 수익을 거뒀다. 주식시장이 회복세를 타는 등 자본시장의 환경이 유리하게 작용한데다 그동안 추진해온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 결과다. 작년 3월 현재 누적손실이 4조6천억원 규모였던 생명보험사들은 작년에 총 2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새로운 회계연도는 그동안 쌓였던 누적손을 메우고 새롭게 출발하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생보사들은 이익위주 경영 방침에 따라 상품 판매전략을 바꿔 나갈 것으로 보인다. 먼저 과거의 구색 맞추기식 다품종 소량 판매방식에서 고효율 주력 상품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할 움직임이다.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특화상품은 이제 인터넷 및 텔레마케팅을 통해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올해 보험시장에서는 종신보험과 연금보험 변액보험 상품이 주류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경기회복에 따라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확정형 상품보다는 실적배당형 상품과 변동금리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삼성 교보 등 대형 생보사들은 조만간 선보일 변액 연금보험 판매에 주력할 방침이다. 상품 판매전략 변경에 따라 판매 채널도 다변화될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기존의 생활설계사들이 재무설계사로 변신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업조직의 자질을 향상시켜 종신보험 변액보험 등 부가가치가 높은 보험상품 판매를 늘리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대한생명은 전문 재무설계사(FP)로 구성된 FP영업소를 2003년 3월말까지 현재의 2백개에서 5백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FP영업소의 비중이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높아지게 된다. 또 전국 50여개의 FP양성센터에서 2003년 3월까지 2만명의 전문 재무설계사를 육성할 예정이다. 변액보험 판매관리사도 현재 3천명에서 내년 3월말까지 1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현재 생보업계의 전문설계사 수는 5만4천명으로, 1년동안 3만명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기존 판매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 시장이 형성되는 온라인 및 통신 판매채널을 구축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특화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사이버 전용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까지 통신판매시장을 통해 사업 기반을 구축한 보험사는 외국계인 라이너생명이다. 이 회사는 9백여명의 텔레마케터를 확보하고 한달 평균 3만5천여건의 계약을 올리고 있다. 전체 직원이 75명에 불과한 라이너생명은 2001 회계연도에 2백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연고판매가 감소하는 대신 고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보험을 선택하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사이버 및 텔레마케팅 시장이 급격히 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상품은 기존 상품에 비해 가격이 10% 가량 저렴한게 특징이다. 자산은 철저히 안정적 수익위주로 운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고객돈을 오랫동안 맡아서 관리해야 하는 보험사들은 부채 기간에 맞춰 투자를 하는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금리하락에 따른 역마진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보험사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 채권투자를 계속 늘린다는 전략이다.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대형사들은 시중 실세금리의 움직임에 관계없이 장기 국공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주식시장이 호황기를 맞아도 투자 위험이 큰 주식투자는 신중히 하겠다는 것이다. 2003년 8월 도입 예정인 방카슈랑스(은행 보험 겸업)에 대비한 준비도 보험업계의 과제로 떠올랐다. 알리안츠생명 ING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들은 각각 하나은행과 국민은행과 손잡고 방카슈랑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상품 전략을 마련중이다. 국내 보험업계도 별도의 준비팀을 구성하고 방카슈랑스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보험업계는 단계적으로 방카슈랑스를 도입할 것을 바라고 있다. 특히 보험사의 은행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방카슈랑스가 전면 도입될 경우 수만명에 이르는 생활설계사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002 회계연도를 맞아 보험사 사장들은 변화속에서 기회를 엿보는 마음으로 경영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