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0년대 미국의 10년 호황을 만들어낸 건 뭐니뭐니 해도 정보기술(IT)업체들이었다. 그런 기술주들이 '어닝 쇼크'를 일으켜 세계증시를 통곡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게 바로 1년 전이다. 그런데 다시 1년도 안돼 증시는 '어닝 서프라이즈'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철강 화학 등 '굴뚝주'가 분명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기술주'는 기대와 현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다. 마치 왕건 사후의 고려왕조에서 왕규를 중심으로 한 공신파가 득세했지만 요·소 왕자 등 신진세력이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강력한 리더십이 없으면 제국의 아침은 절대 열리지 않는데 말이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