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오리무중 진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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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경기지사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까.
대법원이 지난달 민주당의 유력한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임창열 현 경기지사의 뇌물수수혐의 무죄판결을 파기환송함으로써 촉발된 '진념 후보론'은 의견만 분분한 채 아직까지는 오리무중이다.
'진 부총리 출마론'의 시발점은 민주당이다.
진 부총리가 경제전문가이고,경기도를 국제적인 거점도시로 개발할 능력이 있고,경제팀 총수로서 훌륭한 경력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한나라당 후보를 충분히 누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진 부총리 출마를 거론한 것 자체는 그리 탓할 바가 못된다.
당이 국정을 책임지는 정당제 하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과거에도 여러차례 그런 사례가 있었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하고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인지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진 부총리가 출마할 경우 새로 경제팀을 짜야한다는 점도 부담일 테다.
대통령의 의중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 부총리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진 부총리 스스로는 출마설을 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요청하는 것도 아닌데…"라며 여운을 남기고 있다.
대통령이 나서준다면 경기지사 후보를 수락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여당의 경기지사 후보 문제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게임처럼 비치는 것 자체가 기이한 일이다. 민주당이 경선 원칙을 깼다는 비난을 받더라도 당론을 모아 진 부총리를 후보로 추대하든가,청와대가 정치에 개입했다는 인상을 주더라도 중간에서 교통정리를 해주든가,아니면 진 부총리 스스로 과단성있게 정치를 선택하는 등의 결단이 내려져야 한다.
회복 단계에 들어선 경제를 위해서도 가닥을 빨리 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지해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그것은 모두를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
현승윤 경제부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