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부자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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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소비를 통해 자기를 표현하고 남과 구분하면서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페이스 팝콘은 '우리는 소비문화 속에 살고 있다.
구매 대상과 패턴을 바꾸면 삶도 바뀐다'고 말했다.
실제 소비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며 따라서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것,아무나 사용하는 게 아닌 것을 찾는다.
부자마케팅이 중시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부자마케팅이란 남다른 제품 혹은 서비스를 원하는 최상류층을 공략하는 것이다.
루이뷔통을 만드는 LVMH그룹이나 헤르메스 바카라 같은 프랑스 회사, 오스트리아의 리델 등 유럽 기업들이 한정된 양의 수제품을 만드는 게 대표적인 경우다.
노키아에서 백금 케이스와 사파이어 모니터를 갖춘 2만달러짜리 휴대전화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에서도 귀족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냉장고 TV 등 가전제품은 물론 패션, 부엌ㆍ욕실 용품 등 모든 부문에서 일반제품보다 훨씬 비싼 프리미엄제품이 나오고 특정층을 대상으로 한 금용상품이 쏟아진다.
귀족마케팅의 핵심은 차별화다.
한정된 소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미지 관리와 희소성 확보 또한 생명이다.
당연히 매장을 최소화하고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나 판촉 대신 특정잡지 광고나 대인마케팅,서비스 차별화에 주력한다.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데서 연유한다.
그러나 부자마케팅은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개발의 원동력이다.
샤넬은 '사치의 반대는 가난이 아니라 비천함'이라고 말했거니와 최고품을 만들려는 노력이야말로 디자인과 기술 발전에 따른 고급브랜드 창출의 근원이다.
일류브랜드 없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은 불가능하다.
품질이 아무리 우수해도 이미지를 고급화하지 못하면 제값을 받기 어렵다.
프랑스 이탈리아의 이른바 명품이 호황을 누리는 데서 보듯 일류는 불황을 모른다.
부자마케팅은 인지도 구축 및 시장 선점 효과도 지닌다.
'중간층의 약화현상이 상품에서도 일어난다'는 다비트 보스하르트('소비의 미래' 저자)의 말도 기억할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