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의 지침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월드컵이라는 "호재"를 최대한 활용할 묘책을 찾아내자" 월드컵 대회 개막이 임박해오면서 축구와 월드컵을 소재로 한 광고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앰부시 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다.

앰부시(ambush)란 매복.잠복이란 뜻의 영어 단어.월드컵 관련 광고에서 앰부시 마케팅이라고 하면 FIFA의 공식 후원사가 아니면서도 월드컵이나 축구를 소재로 삼아 광고와 판촉활동 등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

2002 월드컵을 맞아 FIFA가 직접 선정한 공식 파트너는 전세계 총 15개 업체로 이 가운데 한국업체는 현대자동차와 KT 두 곳이다.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가 선정한 로컬 파트너는 대한항공 현대화재해상보험 포스코 금강고려화학 국민은행 등 6개 업체.FIFA는 이들 파트너 외에는 월드컵 엠블럼과 마스코트 등을 사용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월드컵의 공식 파트너가 되지 못한 대다수 국내 업체들은 월드컵 붐을 최대한 활용할 앰부시 마케팅 방안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국가대표팀 응원단 캠페인의 공식 후원 등 다양한 "차선책"을 찾아 재정지원을 펼치고 후원 대상을 광고에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SK텔레콤.SK텔레콤은 2001년 10월부터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응원단 "붉은악마"의 "Be the Reds"캠페인을 공식 후원중이다.

지원 내용은 응원용품과 국내외 경기 입장권을 지원하고 광고를 통해 신규 단원 모집을 돕는 것 등이다.

SK텔레콤은 한국팀의 승리에 감격하는 붉은악마 단원을 소재로 한 1.2편 광고에 이어 최근엔 전속모델 한석규가 "먼저 박수 다섯번,양손을 쭉 펴고 "대한민국""하고 붉은악마식 응원법을 가르치는 내용의 광고(제작 TBWA코리아)를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이 붉은악마 소재의 광고를 적극적으로 펼치자 FIFA가 이에 대한 경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SK텔레콤 측은 "우리 광고는 붉은악마와 관련된 후원활동에 한정돼 있다. FIFA의 지침을 어긴 바가 없다"며 현재의 광고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전자는 대형 PDP TV 엑스캔버스의 새 CF(제작 웰콤)에 축구를 소재로 삼고 국가대표 축구팀 소속인 안양LG 최태욱 선수를 등장시켰다.

"월드컵을 생생하게 즐기는데 적합한 대형 TV"라는 접근법이다.

제작사 웰콤 측은 "최태욱 선수는 안양LG 구단측과 계약해 기용됐으며 월드컵과 관련된 표현도 전혀 등장하지 않아 앰부시 마케팅 중에서도 그 정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후원사 가운데 한 곳인 OB맥주는 OB라거 광고(제작 웰콤)에 축구경기를 즐기는 열성 팬들을 소재로 삼았다.

스포츠 바에서 TV로 경기를 즐기며 맥주를 마시던 축구 팬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하며 일체감을 느낀다는 설정.OB맥주는 지난 99년,4년간 국가대표팀을 후원키로 계약했으며 4년간 14억원을 지원중이다.

나이키는 광고(제작 LG애드)에 유명 축구선수나 축구공을 내세우는 한편 최근엔 서울 지하철 여의나루역에 축구선수를 대거 등장시킨 광고물도 설치했다.

월드컵 기간엔 강남 직영매장에 대형 멀티비전을 설치하고 서울 시내에 나이키 공원도 조성키로 했다.

대상은 청정원 순창고추장 CF(제작 상암커뮤니케이션즈)에 김도훈 서정원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내세웠고 동아제약은 한국 축구팀이 선전하는 내용의 박카스 CF를 내보내고 있다.

롯데제과는 열렬히 응원하는 축구장 관객들이 "월드콘"이란 상품명을 연호토록 해 월드컵 분위기를 내고 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