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권기자의 벤처열전] 미래형 기업 어떻게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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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발업체 학산의 이원목 사장.
그는 최근 '마라톤화 개발'이라는 야심찬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지난달 한 뉴스를 접하고 나서다.
아식스스포츠가 삼성전자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고 이봉주씨에게 신발과 의류 등 5억1천만원 규모의 용품을 공급한다는 소식이었다.
"한국산 신발이라면 아직도 세계에서 알아주는데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소속의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씨에게 어떻게 일제 신발을 신길 수 있느냐"
30년 동안 신발로 잔뼈가 굵은 그는 이 뉴스에 자존심이 상했으며 오기까지 생겼다.
일제 마라톤화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한국이 마라톤화를 못만드는 게 아니다.
지난 94년 황영조 선수가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마라톤에서 국산 마라톤화를 신고 달려 우승했다.
코오롱이 5억5천만원을 투입해 만든 국산 마라톤화 1호다.
이 사장은 한국의 신발산업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단지 생산라인만 중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겨졌을 뿐.
그는 한국신발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산 마라톤화를 개발해 전세계 마라토너들에게 공급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학산은 지난해 4백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5백80억원이 목표다.
도대체 학산이 어떤 회사이기에 삼성전자를 엄히 나무라며 마라톤화 개발에 나설까.
학산을 극찬하는 고려대 경영학과 김인수 교수에게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는 지난달 경영학과 신입생들에게 학산을 미래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소개했다.
'세계가 두려워 할 미래의 한국기업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그의 책에서 학산의 힘을 읽을 수 있다.
'학산은 자체 개발한 최고급신발 비트로(Vitro)의 생산시설을 제외한 모든 기능,즉 디자인 생산 판매 모두를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미래형 중소기업이다.
디자인은 수백명의 다자이너가 있는 미국의 신발전문디자인 회사 컨셉21이 맡고 있다.
생산은 중국 베트남의 생산전문업체가 한다.
전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Vitro 테니스화는 나이키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누르고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