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가계대출 억제책에 대해 은행들은 "여신정책을 변경할지는 손익을 따져본 뒤 결정하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가계대출 비중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며 한은의 정책에 보조를 맞출 뜻을 비쳤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계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국민은행(62.4%)의 한 임원은 "이번 조치는 은행들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러나 가계대출 비중을 축소하는 게 은행 수익성에 유리할지는 구체적인 실무 분석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민은행처럼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곳은 수익성 평가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자금이 풍부한 은행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은행은 조달 비용이 높아져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전체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실무차원에서 결정하기 어렵다"며 "조만간 임원회의를 열어 여신정책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이미 대응을 시작했다. 8일부터 부동산 담보대출시 담보 인정비율을 시가의 81%에서 72%로 낮췄다. 이 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억제책은 미리 예고된 것이었다"고 소개하며 "담보 인정비율을 낮추기로 했을 때 이를 어느 정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 내부적으로도 가계대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은행 수익성이나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가계대출 억제책이 나오지 않았어도 가계대출 비중을 축소하는 정책을 채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 대출에 어느 정도 거품이 있다는데 대해서는 모든 은행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특히 은행의 공익성을 고려할 때 대부분 은행이 가계대출 억제책에 보조를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