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공급우위 반영, "외인순매도-물량 공급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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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5거래일만에 하락, 1,330원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변동성이 위축된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환율은 1,328원선에 꽁꽁 묶이다시피 했다. 수급요인이 위아래를 철저하게 제한하는 가운데 공급이 약간의 우위를 보였다.
환율 변동을 유발할만한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가 환율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목요일보다 2.30원 내린 1,328.20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말 업체 네고물량으로 인해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이월된 환율은 네고물량 공급, 롱포지션 처분 등으로 조금씩 흘러내렸다.
그러나 1,328원선 초반과 후반에 각각 대기하고 있는 매물과 결제수요가 팽팽하게 양쪽을 끌었으며 외국인의 거액 주식순매도에도 불구, 외환시장에는 달러매수세가 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1,325∼1,330원 박스권 예상 =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부터 네고물량이 꾸준히 공급됐으나 외국인의 주식순매도가 커서 밑이 받쳐지면서 정체됐다"며 "장 막판 포지션 정리와 함께 물량 공급이 어우러졌으며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계속 팔고 있으나 외환시장에서는 역송금수요로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135엔으로 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며 "역송금수요가 유입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일방적으로 아래쪽으로 밀기엔 부담감이 크고 1,330원대에서는 계속 미끄러지고 있어 내일은 1,325∼1,330원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외국인 주식관련 매수세가 그다지 없었던 반면 업체들은 선물환 매도에 나서고 네고물량을 공급했다"며 "달러/엔이 131엔대를 깨고 내리면 1,325원까지 하락이 가능해보이나 외국인 주식순매도 규모와 배당금수요의 예상치 못한 등장이 있을 경우에 대한 경각심도 존재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위아래로 움직일만한 요인들이 여전히 상충돼 있어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박스권을 탈피할 만한 변수의 부재가 시장 참가자의 인식에 깊이 박혀 있다.
◆ 외국인 순매도 부담 가중 =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642억원의 매도우위로 지난 목요일에 이어 이틀째 2,000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가리킨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닷새만에 순매수로 돌아서 95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대규모 순매도로 인해 심리적으로 달러매도는 위축됐으나 지난주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의 유입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예상보다 높은 미국 3월 실업률과 중동분쟁으로 인해 하락세를 보이며 131.56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 개장초 131.86엔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동분쟁에 따른 미국 경제의 타격을 우려, 달러/엔은 131.40엔대로 반락한 뒤 한동안 이 선에서 정체됐으며 오후 4시 51분 현재 131.26엔을 기록중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 충돌과 관련, 불확실성이 부각돼 달러/엔은 방향을 가지지 못했으며 예상과 달리 새 회계연도를 맞은 일본 기업의 해외 투자가 본격화될 기미가 없는 점이 엔화를 지지했다. 달러/엔은 오는 12일 발표예정인 일본 메이저 은행에 대한 조사 결과와 공적자금 투입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목요일보다 0.50원 낮은 1,33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한동안 1,329원선에서 횡보를 거듭하며 하락세를 유지했다.
업체 네고물량이 조금씩 출회되면서 1,328원선으로 진입한 환율은 11시 29분경 1,328.10원까지 내려섰으며 1,328.6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328.8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서서히 레벨을 올려 1시 35분경 1,329원으로 도달했다.
그러나 추격매수세가 따라주지 않자 되밀린 환율은 2시 35분경 1,328.20원으로 몸을 낮추기도 했으며 이후에도 1,328원선에서 붙박이 장세를 펼치다가 장 막판 보유물량을 처분, 4시 28분경 이날 저점인 1,327원까지 내렸다.
이날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30원이며 저점은 1,327원을 기록했다. 하루변동폭은 3원에 그쳤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1,44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3,64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8,000달러, 2억3,770만달러가 거래됐다. 9일 기준환율은 1,328.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